윤희근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3.2.27. 사진공동취재단
국가수사본부(국수본) 2대 본부장으로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 학교폭력(학폭) 논란으로 스스로 물러난 가운데, 정 변호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했던 윤희근 경찰청장이 “대통령실과 사전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27일 밝혔다.
윤 청장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 변호사 추천과 관련해 ‘용산 대통령실과 사전 협의가 있었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고 정보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전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윤 청장은 “국수본부장 임명 과정에서 경찰청은 인사 검증 권한이 없고 검증 결과를 보고받을 뿐”이라며 “(정 변호사에 대한) 인사 검증 결과 ‘아무 문제 없음’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에 대한 인사 검증은 경찰청이 아닌 법무부 인사 검증단이 맡아서 했고, 아들의 학폭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윤 청장은 추천 경위에 대해 “3명의 후보가 있었는데 (정 변호사를 포함한) 2명은 인사 검증에서 문제없음으로, 다른 한 명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통보받았다”며 “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 변호사를) 추천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이번 추천과 관련해 ‘대통령실 지시가 있었느냐’는 질문엔 “별도로 대통령실의 요청을 수용한 것은 아니고, 의견 교환을 통해 적격자를 추천했다”고 답했다고 정보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전했다.
윤 청장은 검찰 출신을 국수본부장으로 추천한 경위에 대해선 “국수본부장은 법령을 개정할 때부터 애초에 개방직으로 정해진 것으로, 공모 절차에 따라 추천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한편 윤 청장은 이날 정보위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정 변호사 아들의 학폭 논란을 인지하고도 추천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정 변호사 추천에 따른 책임론이 거론된 데 대해선 “거취 고민은 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국수본부장 인선 절차와 관련해선 “후속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서 공백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며 “앞선 공모 절차에 50여 일 정도 걸렸는데 그보다는 좀 빨리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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