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색 당한 김동연 “‘검(檢)주국가’ 실체 봤다…대통령 뜻인가”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2월 22일 21시 44분


수원지검 “前도지사 대북사업 관련 적법 절차”

김동연 경기도지사. 2022.10.18. 뉴스1
김동연 경기도지사. 2022.10.18. 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한 데 대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검(檢)주국가’의 실체를 똑똑히 봤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매우 어이없는 일을 겪었다. 검찰이 경기도청과 도의회 등 열아홉 곳을 압수수색했다. 도지사 사무실도 압수수색하면서 제 컴퓨터까지 포렌식 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사 중인 사건은 수년 전 일이고, 저는 이 전 부지사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청사로 도청을 이전한 것은 2022년 5월이고, 제 컴퓨터는 취임한 7월부터 사용한 새 컴퓨터”라며 “아무것도 없을 걸 알면서 압수수색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 지사는 “그동안 경기도는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해왔다. 그러나 열세 차례 이상 진행된 압수수색과 검찰권 오·남용으로 도 행정 마비가 빈번했다. 그리고 그 피해는 온전히 도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게 대통령의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대한민국 시계를 얼마나 거꾸로 돌리려고 하나.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인가. ‘민(民)주국가’가 아니라 ‘검(檢)주국가’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늘 제가 그 실체를 똑똑히 봤다. 이런 무도함이 계속된다면 국민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2023.2.22. 뉴스1
2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2023.2.22. 뉴스1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이날 오전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경기도지사실을 포함한 도청 사무실 19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대납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기도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부지사의 혐의와 무관한 현 도지사실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며 “검찰의 과도한 압수수색이 사실상 도정을 멈춰 세운 것이다. 상식 밖의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수원지검은 입장문을 통해 “압수수색 영장은 전 경기도지사 재임 기간에 진행됐던 대북사업, 전 도지사 방북 추진, 쌍방울그룹 관련 사업에 대한 것”이라며 “형사소송법 등에서 정한 적법절차에 따라 집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경기도의 현 도정과는 관련이 없고, 그 부분은 경기도 측에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며 “수사 중인 혐의와 무관한 대상이나 업무 자료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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