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영원한 당원’ 내걸고 당원 조직 결집 총력…대세론 설파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10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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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0일 안철수 후보와 함께 예비경선을 통과해 본경선에 돌입했다. ‘영원한 당원’을 핵심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김 후보는 당내 사실상 모든 세력을 범친윤으로 묶어내는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예비경선 득표율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김 후보는 안 후보에 비해 우위인 조직력으로 남은 기간 ‘대세론’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당내 주류 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 김 후보는 안 후보와 천하람 후보 등으로부터 ‘선거를 직접 나서서 치러라’ 취지의 비판을 받아왔다.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이나 당심 1위 나경원 전 의원 연대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 멘토’ 출신 신평 변호사 등이 김 후보 선거전에 주요 영향을 끼쳐왔는데, 이들은 각자의 역할을 하고 2선으로 물러섰다.

본경선은 김 후보가 ‘조직전’을 직접 치르는 형태가 됐다. 김 후보는 당내 조직력에서, 안 후보는 인지도에서 상대방을 크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후보는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소폭 밀리는 결과가 나오고 있으나, 선출 방식이 책임당원 투표 100%기 때문에 조직세 다지기에 전념하고 있다.

이날 예비경선과 달리 3월8일 본경선은 유권자 당원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투표다. 대규모 가입으로 당원이 80만명을 넘겼다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전통적 기준으로는 ‘조직전’ 측면이 크다. 여기서 김 후보와 경쟁 관계였던 나경원 전 의원, 권성동 의원은 불출마했고 윤상현 의원은 예비경선에서 탈락했다.

김 후보는 각 시도당과 당협 조직, 원내외 지도자급 인사들과 대규모 외곽 조직의 간접적 지지를 상당수 확보하고 있다. 김 후보는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슬로건으로 써왔는데, 면면이 다소 다양하다. 당에서 정치를 오래 해온 다양한 정파들을 아예 ‘범친윤’으로 묶는 한편 안철수 후보의 정체성을 묻는 전략이다.

캠프 구성이 옛 계파 기준으로는 명확한 정의가 어렵다. 김 후보 캠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부총리를 지낸 유일호 전 의원,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나경원 전 의원과 가까운 김희정 전 의원이다. 종합상황실장은 김무성 전 대표가 이끄는 마포포럼 소속 강석진 전 의원이 맡았다. 당 상임고문이기도 한 황우여 전 대표 등이 캠프 상임고문을 맡았다.

차기 대권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홍준표 대구시장 측 인사들도 캠프에 공개적으로 합류했다. 지자체장들이 김 후보 지지 의사를 표한 것은 아니지만, 지방선거가 불과 8개월 전이기 때문에 지역 당원 조직세가 남아있는 시점이다.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 다수는 당규상 선거운동 금지 조항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지지 의사를 내보여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의를 주고 있다.

상징적 의미가 있는 후원회장은 윤 대통령 멘토로 알려졌던 신평 변호사를 초빙했다가 윤 대통령 국민후원회장을 지낸 김철수 양지병원 이사장을 새로 위촉했다. 김 후원회장은 현직 중앙당 후원회장이자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을 거치며 오랜 세월 당 재정위원장을 맡았던 뿌리 깊은 인물이다.

김 후보는 당 바깥의 외곽 조직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보수 정치권 최대 조직으로 알려진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사람들(새미준)’의 이영수 회장은 김 후보 캠프 개소식에 모습을 드러내 지지 의사를 내보였다. 9일 나경원 전 의원과 김 후보가 찾았던 ‘새로운민심(새민연)’도 새미준과 연관성이 있는 조직이다.

이외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미래를준비하는사람들’, 윤 대통령 대선 지지자 모임이 발전한 ‘공정한나라’ 등이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전국적 규모의 조직인 이들 단체의 회원 상당수는 책임당원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당내외 전통적 조직에 호소하는 선거전이 당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직에 전념하는 선거전은 책임당원 100%로 선출 방식이 바뀌어서 가능해진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구식 정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중도 성향 인사를 영입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안철수 후보도 이 점을 파고들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예비경선 발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누가 국민의힘에서 오래 있었는가, 누가 당협위원장을 더 많이 아는가, 이 기준으로 저는 적임자가 아니”라면서도 “누가 외연확장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고 누가 당원이 자랑스러워할 당당한 대표인가”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의 조직세가 총선 공천 과정에 악영향을 줄 거라는 취지의 공세도 펼쳐왔다. 그는 “낙하산 부대를 가진 사람은 당대표가 되면 안 된다”며 “다 이긴 선거를 공천 파동 때문에 내준 이면에는 원내대표나 당대표가 봐줄 사람이 많아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뚜렷한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예비경선을 통과한 뒤 감사를 표하면서 “이제 7차례의 합동연설회와 5차례의 방송토론 등 치열한 과정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눈살을 찌푸리는 네거티브 발언이 아닌 정책경쟁, 비전 경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첫 정책 메시지로 국민 안전 분야의 법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민방위대 대원에 여성을 포함하는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지난해 북한 미사일 발사 지속 국면에서 당권 주자 중 가장 강한 ‘독자 핵무장론’을 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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