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따른 도발에…美 “고립과 대응 조치만 강화시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6일 14시 30분


코멘트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5일(현지시간) “북한의 도발은 고립과 대응 조치만 강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면서 한반도 정세가 2017년 때로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미 의회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대북정책인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칠레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도발의) 길을 계속 간다면 비판이 확산되고 고립이 심화되며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가 강화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위협에 따라 우리의 방어력과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것을 봤을 것”이라며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했고 다음 단계에 대해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이 무산됐지만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미일 3국이 논의해온 독자 제재 패키지가 가동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북한 도발에 추가 제재로 대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중거리미사일 발사로 한미 연합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던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동해로 회항한 가운데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와 한미 및 한미일 훈련 등 군사적 대응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CNN에서 북한 도발에 대응한 에이테큼스(ATACMS) 발사 훈련을 언급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준비를 마친 군사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에 북한에 대응한 고강도 제재와 억지력 강화를 촉구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맥카울 의원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바이든 행정부가 최대 압박을 복원하고 김정은 정권과 중국 러시아의 공모자들에게 의미 있는 결과를 부과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 활동은 김정은이 호전적 행위를 양보를 끌어내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비판했다. 대화를 촉구하는 대신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제재가 필요하다는 것. ‘최대압박’ 정책을 내건 트럼프 전 행정부는 2017년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에 북한의 제재 회피를 막기 위한 해상 봉쇄와 중러를 겨냥한 세컨더리보이콧(2차 제재) 등을 추진한 바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