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제동 권성동, ‘윤핵관 원톱’ 노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5일 03시 00분


‘검수완박 합의’로 호된 신고식 뒤 정호영-윤종원 내정자 사퇴 주도
이준석-정진석 충돌도 진화 앞장… “尹의중 잘 읽고 사안 해결” 평가
원구성 협상 등 본격 시험대 앞둬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투 톱이라 할 수 있는 권성동 장제원 의원의 주도권 경쟁에서 일단 권 의원이 한발 앞서 나간 형국이다.”

14일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최근 각종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4월 8일 당선 소감으로 “대통령에게 할 말 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공언했던 권 원내대표는 68일 동안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취임 보름 만에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전격 합의하며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여권 내 불협화음을 연이어 가라앉히는 해결사 역할로 ‘윤핵관 원톱’을 노리고 있다.
○ 권성동, 인사·추경 국면 풀어내며 존재감

검수완박 여야 합의 번복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른 권 원내대표는 이어진 인사청문회 국면에서부터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던 권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도 한덕수 국무총리 국회 인준과 정 전 후보자 사퇴 등을 순조롭게 풀어가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도 ‘6·1지방선거 전 처리’라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목표대로 이뤄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새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되자 “부적절한 인사”라고 제동을 걸기도 했다. 결국 이 문제는 윤 행장이 고사 의사를 밝히며 일단락됐다.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읽고 매끄럽게 사안을 풀어갈 수 있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물론이고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각종 현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대표와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이 공개 충돌했을 때도 권 원내대표는 “혁신을 둘러싼 논의가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진화에 나섰고, 양측의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앉았다.

○ 제동 걸린 친윤 모임 ‘민들레’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세력화 논란이 불거졌던 ‘민들레 모임’에 제동을 건 것도 권 원내대표였다. 또 다른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 등이 참여하는 민들레 모임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지자 권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고, 결국 장 의원은 모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민들레 모임 간사를 맡았던 이용호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소나기를 피해 잠시 쉬어가자고 했는데 오해는 상당 부분 풀렸다”며 “(출범) 시점을 못 박을 수는 없지만 소나기는 오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들레 모임은 당초 계획했던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의 협의체가 아닌 순수한 의원 모임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당내에서는 권 원내대표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라는 말도 나온다. 21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 입법을 통한 주요 국정과제 지원 등 만만치 않은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 여당 의원은 “당장 교착 상태에 빠진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관건”이라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이지만 그 자체가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원내에서 대야 협상을 통해 사전에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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