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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정호영 거취에 “시간 좀 더 필요”…尹대통령 발언 속뜻은?

입력 2022-05-23 16:42업데이트 2022-05-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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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3/뉴스1 © News1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의 마지막 퍼즐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 정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대통령실은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가닥을 잡았지만 정 후보자의 결심이 늦어지는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협치를 위해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할 때”라며 윤 대통령에게 조속한 거취 정리를 압박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정 후보자 거취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정 후보자가 지난 주말, 늦어도 이날 오전까지는 자진 사퇴 형태로 거취를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여권 내에서도 한 총리의 인준에 협조해 준 야당에 협치를 위해 성의를 표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주 한 총리 인준 문제로 여야가 극한 대립을 이어갈 당시 참모들에게 “야당이 ‘정호영을 자르면 한덕수를 인준해주겠다’고 하는데 내가 그것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도 “그래도 야당이 먼저 (한 총리를) 인준해준다면 나도 어떻게 (정 후보자와) 그냥 가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기류를 읽은 여권은 ‘선(先) 한덕수 인준, 후(後) 정호영 정리’에 무게를 싣고 민주당과 물밑 협상을 벌였고, 결국 한 총리 인준을 이끌어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직접 정 후보자에게 거취를 정리해 달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대신 한 인사가 지난주 중반부터 정 후보자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거취 정리는 시일의 문제만 남았다는 뜻이다. 정 후보자는 윤 대통령 취임 전날인 9일까지만 해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사옥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한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나 이후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경북대병원에서도 최근에 진료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의 지명 철회보다는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매듭을 푸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거취 문제는 (정 후보자) 본인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내 중진 및 다수 의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결과 ‘정 후보자의 장관 임명은 곤란하지 않느냐’는 반대 의견이 많았고, (대통령실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이전과 달리 이날은 ‘임명 반대’ 의견을 직접 거론하며 사실상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명 철회는 인사권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정 후보자 거취 문제는 대통령실이 직접 나설 수 없을 것”이라며 “권 원내대표를 비롯해 대구 지역 등 여당 중진 의원들을 통해 정 후보자에게 이 같은 기류가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정 후보자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이미 국민께서 낙마를 시킨 ‘카드’라고 본다”며 “대통령이 정 후보자를 임명하건 안 하건 자체적으로 결정할 문제고 평가는 국민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후보자가 장관으로 부적격하다는 결론은 일찌감치 내려진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한 총리 인준에 있어 양보를 한 만큼 윤 대통령이 협치를 위해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할 때”라고 밝혔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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