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전투화 예산 깎나…국방부 호구잡혀” 국방예산 삭감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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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17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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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본청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7일 국회본청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에 따라 국방예산 1조6000억 원이 삭감된 것을 두고 여야 국방위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방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장병들의 식생활 개선 및 피복 등에 드는 비용에 제한이 생긴다고 비판했다.

김민기 의원은 “(새 정부에서) 선제타격을 제일 먼저 맞은 데가 국방부다. ‘방 빼라’고 했을 때 아무런 저항을 안 하니 정부 부처에 소문이 다 났다. 국방부는 때려도 반항도 못 한다”며 “추경을 하니 국방부 예산을 뚝 잘랐다. 국방부가 호구 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 국방부는 윤석열 대통령 방위부라 해서 ‘윤방부’라고 한다”며 “전투화 예산 깎아놓고 본인(윤 대통령)은 백화점에 구두 사러 다니면 말이 되겠나”고 지적했다.

기동민 의원은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국방비 5600억 원 삭감에 대해 비판 발언을 한 것을 언급하면서 “군 관계자들은 ‘건물 내줬고 관사 비워줬더니 이제 예산까지 깎느냐. 장병들 옷과 구두까지 벗기느냐’고 자조 섞인 말을 한다”고 했다. 이어 “1조6000억 원 삭감에 대해 국방위, 예결소위에서 한 푼도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표 의원은 군 병영생활관 내 부속시설인 18개 취사 식당 개선사업 예산이 56% 깎인 것을 두고 “요즘 신세대 병사들은 쫄면, 햄버거, 한식 등을 먹고 싶어 한다. 이걸 선택하는 것이 장병 식생활 개선의 중요한 방향이었는데 이 사업을 다 못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17일 국회 국방위 의원들이 여의도 국회본청 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추경예산안등을 심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7일 국회 국방위 의원들이 여의도 국회본청 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추경예산안등을 심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이 같은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일부 동의했다.

신원식 의원은 “2020년, 2021년, 2022년 추경에서 국방 예산이 과도하게 삭감됐다고 엄청나게 비판을 해왔는데 여당이 돼 올해 삭감에 대해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그런데 방어하지 않겠다.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재정 세출을 줄여야 하는 부분에 유독 국방부가 해당이 많이 된다. 국방예산 편성 과정이 정밀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며 “다른 정부 부처에 비해 국방부 예산 편성 과정이 주먹구구”라고 비판했다.

강대식 의원은 “국방 예산이 추경 때마다 뭉텅이로 잘려 나간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애초 예산을 짤 때 오류가 있었고 6개월 앞도 못 내다본 엉터리 예산편성 아니냐는 지탄을 받더라도 아무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종섭 “피복 등 재고량 있어 장병에게 영향 안가” 해명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에 대해 “장병들 피복 예산과 대통령이 구두 사는 것은 별개 문제”라며 “장병들의 방탄 헬멧 등은 생산 능력 자체가 제한돼 불가피하게 예산을 집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피복, 방탄 헬멧 등과 관련 실제로 재고량이 있기 때문에 장병들에게 직접 영향이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영생활관과 취사 식당 여기서 예산이 절감된 부분에 대해서는 추경에 반영해서 이 예산을 삭감했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 철근이 부족해서 시설 사업이 진행이 제대로 안 됐다”며 “이것은 장병들 복지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이 계획된 원래 시점까지는 지켜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예산을 반영하고 사업관리를 잘 하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올해는 코로나로 불가피하게 (국방부) 사업이 정상 추진되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다”며 “이번에 추경에 그 부분을 반영해주고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해 군 대비태세, 장병복지, 사기에 부정적인 영향이 가지 않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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