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하루 앞 北은 ‘조용’… 한미 최고수준 경계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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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9일 14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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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로 추정되는 무력시위를 단행한 북한이 윤석열 정부 출범을 하루 앞둔 9일엔 특이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새 정부 출범일인 10일부터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21일까지 기간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주요 미사일 시설에선 9일 현재 뚜렷한 발사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경우 3번 갱도 복구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로선 특별히 설명할 만한 특이동향이 없다”면서도 “누가 봐도 지금이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한미는 정찰자산과 다(多)출처 정보를 동원해 북한의 군사동향을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4일 오후12시3분쯤 평양 순안국제공항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그리고 사흘 뒤인 7일 오후 2시7분쯤엔 함경남도 신포 해상 일대에서 ‘미니 SLBM’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쏴 올렸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각이한 수단으로 핵전투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지난달 25일 열병식 발언 이행을 위한 시험사격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북한이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핵 투발수단을 동원한 무력시위를 벌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군 당국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시기다.

군 당국은 물론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달 25일 열병식에서 우리 측을 향한 ‘핵 선제공격’을 시사한 만큼 다양한 무기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전술핵탄두 시험을 통해 이를 실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현재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출입구 자체는 거의 다 복구된 것 같다”며 “갱도 내부 핵실험 구조물의 설치와 실험 마무리엔 최소 1~2주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북한이 그 시기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머무는 오는 20~22일, 특히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21일 핵실험에 나설 경우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도 최악의 국면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미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엔 미군 전략자산도 주변 지역에 집중 배치되는 만큼 ‘무력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북한은 ‘뒷배’로 거론되는 중국의 북핵수석대표의 방한기간 ICBM과 SLBM 추정 도발을 감행, 더 이상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은 지난 3월 ICBM 시험발사를 4년여 만에 재개하면서 ‘레드라인’(도발 한계선)을 넘어선 상황인 만큼 핵실험을 통해 미국의 반응을 더 살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 방한과 23~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미일정상회담 및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정상회의 뒤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 선제 도발에 나설 경우 한미정상회담은 물론, 일본에서의 정상회담·회의 결과가 북한을 더 압박하는 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16년 9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이 라오스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돌아간 직후 5차 핵실험을 강행한 적이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에게 핵실험은 군사적 목적이 있지만 일종의 ‘협상카드’이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시점을 노릴 것”이라며 “한미 정보당국은 지금 당장 북한의 대형 도발이 있더라도 탐지하고 대응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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