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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경찰 구속, 일제강점기때보다 길어져… 견제 무너뜨릴 법안”

입력 2022-04-18 03:00업데이트 2022-04-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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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논란]검수완박 법안, 법조계서 본 문제점
‘경찰 불법구금’ 석방명령 못내려, 검찰 통제 안돼 인권침해 우려
경찰이 영장 신청해야 강제수사, 경찰관 수뢰 등 규명 사실상 막혀
檢수사권 부여 근로기준법 등 충돌… “수사 주체 두고 법체계 교란 위험”


“검찰을 형사사법체계 밖으로 완전히 추방하겠다는 것이다.”

17일 한 고위 법관은 15일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수사기관의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리는 법안”이라며 이렇게 비판했다. 이처럼 법조계에선 민주당 법안에 대해 “통제받지 않는 ‘공룡 경찰’의 인권 침해와 부실·과잉 수사로 국민이 피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일제강점기보다 길어진 경찰 구속 기간”
지난해 6월 1일 김오수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환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민주당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경찰의 피의자 구속 기간을 10일에서 20일로 연장했다. 또 경찰관의 불법 구금에 대해 검사가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축소시켰다.

현재 검사는 경찰의 불법 구금에 대해 즉시 석방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검사는 경찰에 석방을 ‘요구’만 할 수 있고, 경찰은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이를 거부할 수 있다. 검사가 직권으로 구속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도 사라진다.

검찰의 한 차장검사는 “경찰 구속 기간이 일제강점기(10∼14일)보다 길어지게 되는 것”이라며 “폭행 등 반의사불벌죄로 구속됐던 피의자가 검찰 단계에서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검사가 구속을 취소할 수 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경찰의 무혐의 결정에 불복한 당사자들이 이의 신청을 통해 검사의 구제를 받는 것도 어려워진다. 현행법은 고소·고발인 등이 경찰 결정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하면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는 있지만, 직접 수사할 순 없다.

민주당은 검찰청법 개정안에 “검사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무원의 직무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수사기관 간 상호 견제를 보장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사가 중대한 직무 범죄를 수사하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은 “(민주당이 발의한) 개정법은 사법경찰관이 영장을 신청한 경우에만 검사가 판사에게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강제수사 주도권이 경찰에 있는데 (검사가) 수사 초기 단계에서 어떻게 경찰을 수사할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기업, 브로커 등 ‘스폰서’에서 출발하는 수사가 불가능하다 보니 경찰 등의 뇌물수수 사건을 밝히기가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박광현 부산지검 형사2부장검사는 “(검찰이 경찰 등의) 뇌물 비리를 제대로 수사할 수 없어 ‘거악일수록 (법망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 “기존 법체계 교란시킬 것”

검찰 안팎에선 개정안이 검사의 수사권을 규정한 다른 법률과 충돌하면서 수사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로기준법은 검사와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이 노동법 위반 사항에 대한 수사를 전담토록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공정거래법의 ‘전속고발권’에 따라 형사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람과 법인을 검찰총장에게 고발해야 한다.

민주당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는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는 예외적 경우로 제한한다”는 문구가 있다. 민주당은 이 문구를 근거로 개정안이 다른 법률과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것을 전제해 만들어진 규정들이 산재해 있는데, 형사소송법만 졸속으로 개정하면 오히려 형사사법 시스템만 꼬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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