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재명 게이트’, 李가 지킨다는 뜻”… 野 “’윤석열 죽어’ 악마의 편집”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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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4]
‘김만배 녹취록’ 놓고 다시 정면충돌
野 “최순실 게이트도 비리 막는거냐”
與 “이제 尹게이트로 불러야 할판”

더불어민주당이 20일 공개했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녹취록(왼쪽)과 국민의힘이 22일 공개한 해당 부분 녹취 전문. 대화자는 정영학 회계사로 추정되고, 남자1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제공
3·9대선을 보름 앞두고 여야가 22일 대장동 특혜 의혹 녹취록을 둘러싸고 해석 공방을 이어가며 정면충돌했다. 전날 TV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녹취록 속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라는 부분을 내세워 ‘윤석열 게이트’라고 주장하자, 윤 후보가 “녹취록 끝에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이 나온다”고 응수한 데 대한 연장선상 격의 장외전이 이어진 것.

‘윤석열 죽어’ 녹취록 공방

앞서 20일 민주당 우상호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은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원래 죄가 많은 사람” 등 김만배 씨가 등장하는 녹취록 발언 일부를 공개하며 “윤 후보는 김 씨와 깊은 관계이며 윤 후보가 김 씨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유상범 법률지원단장은 2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우 본부장이 녹취록 일부만 발췌하고 악마의 편집으로 왜곡했다”고 밝혔다.

유 단장은 우 본부장이 당시 모자이크 처리했던 부분을 포함한 전체 페이지를 공개하며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란 발언은 윤 후보가 (사법농단 수사로) 양승태 사법부 판사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기 때문에 ‘영장이 법원으로 청구되면 판사들에 의해 죽는다’는 게 진짜 의미”라고 했다. 이어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란 발언도 (김 씨가 아니라) 다른 대화 참여자가 한 발언”이라며 “이를 두고 김 씨가 윤 후보를 그렇게 평가했다는 우 본부장의 주장은 완전한 허위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유 단장은 ‘윤석열 게이트’라고 주장한 이 후보를 향해 “독일 나치의 ‘괴벨스식 선동’”이라고도 했다.

우 본부장은 한 시간 뒤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국문과 출신인데 어이가 없다”며 “누가 봐도 해석의 여지가 없는데 굳이 저를 조작범으로 몰면서 자신들의 해석을 갖다 붙여서 억지를 쓰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맞섰다. 우 본부장은 “판사들이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은 죄가 없이도 영장을 치나”라며 “죄가 있어서 영장 치면 죽는다고 말한 게 아닌가”라고 재반박했다. 그러면서 “다시 대화자가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라고 확인시켜 주지 않았느냐”고 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장동(의혹)을 앞으로는 ‘윤석열 게이트’라고 불러야 될 것 같다”며 “대선이 끝나더라도 특검을 통해서 반드시 실체를 밝히겠다”고 했다.
‘이재명 게이트’ 두고도 설전

양당은 공방 과정에서 녹취록 속에 ‘이재명 게이트’란 표현이 언급된 것에 대해서도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선대위 강훈식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입구에서 지킨다’는 그런 의미의 게이트인 것 같다”며 “‘이재명 때문에 일이 잘 안 된다’는 취지의 이야기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 단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 게이트는 최순실 씨가 ‘최순실 비리’를 막으려는 게이트였냐”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도 이쯤 되면 공직후보자 기초자격시험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 달라”며 강 본부장을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강 본부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이재명 게이트’ 한 글자에 흥분해 문제의 본질을 훼손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김만배녹취록#윤석열#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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