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유능 대 무능 구도로”…尹 “국가지도자 면모 부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일 1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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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스1
“‘유능 대 무능’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것.”(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측)

“검사가 아닌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보여줄 것.”(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측)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참여하는 첫 TV 토론회를 앞둔 2일 두 후보 측은 저마다 토론 승리를 자신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설 연휴 직전까지 두 후보가 박빙 승부를 벌이면서 TV토론의 중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정책적 역량과 실적을 통해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윤 후보의 자질 부족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반면 윤 후보는 날선 검사 이미지가 아닌 국가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 李 측 “정책 역량 앞세워 기선 제압”
민주당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대선 구도를 유능 대 무능의 프레임으로 끌고 가겠다는 계산이다. 민주당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했던) ‘생태탕’ 경험이 뼈아팠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과도한 네거티브가 자칫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학습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토론회에서도 네거티브 대신 이 후보가 가진 역량과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보여준 실적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부동산과 일자리 등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확실한 우위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날 열린 이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와의 토론회를 두고도 여권 내부에서는 “경제부총리 출신의 김 후보와 양자 토론을 통해 경제 분야 정책을 가다듬는 모의고사를 치른 셈”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외교 안보 분야에 있어서는 윤 후보의 ‘멸공 발언’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배치 등의 주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후보 측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이 후보의 다소 공격적인 토론 태도와 긴 질문과 답변은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당내 경선 당시 ‘바지 발언’ 등의 다소 감정적인 이 후보의 모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검사 출신인 조응천 의원을 윤 후보 대역으로 하는 4자 모의토론까지 진행하며 이 같은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 尹 측 “정권교체 통한 새 국가 비전 제시”
당 바깥 인사들과 첫 토론을 벌이는 윤 후보는 국가 지도자 이미지 부각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동산, 소득주도성장, 외교안보 정책 등 문재인 정부 정책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권교체를 통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윤 후보의 뜻을 토론회를 통해 보여준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적폐청산과 반대되는 통합의 정치 구상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의혹 등 이 후보를 둘러싼 논란은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대장동, 성남FC, 불법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 국민께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는 기회로 (4자 토론을) 활용하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TV토론 사전 리허설 대신 자택에서 정책 공약 및 네거티브용 토론 자료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다른 세 후보들의 집중 공세가 예고되는만큼 윤 후보는 수비 전략을 세우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토론이 끝나면 공세를 가장 많이 받은 후보가 ‘1등 후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다”며 “‘윤석열 난타전’이 펼쳐질 경우 윤 후보가 해명할 시간을 많이 얻는다는 점에서도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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