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찾은 윤석열 “이재명이 몸통, 특검 받으면 토론 응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7일 2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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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을 방문해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윤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지목하며 “특검을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성남=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을 방문해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윤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지목하며 “특검을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성남=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한 부인 김건희 씨의 전격 사과를 계기로 연내에 각종 악재를 떨쳐내기 위해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윤 후보는 27일 후보 선출 이후 처음으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현장을 찾아 “정권을 교체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국토 전체가 대장동 게이트로 뒤덮인다”며 공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겨냥해서는 특별검사 수용을 직접 압박했다. 앞서 오전에는 1000만 개미 투자자를 공략해 증권거래세 폐지공약을 내놓는 등 이 후보와의 본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尹, 대장동 의혹 앞세워 李 정조준

윤 후보는 이날 대장동 개발현장을 찾아 “국민이 문재인 정권에 가장 크게 실망한 것이 부동산 정책 실패”라며 “(이는) 무능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추악한 범죄와 부패가 동시 작동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 공분을 자아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거론하며 “알고 보니 훨씬 더 중대한 범죄 게이트가 쥐도 새도 모르게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바로 ‘이재명 성남시’의 대장동 게이트”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대장동 게이트를 설계하고 기획하고 지시해 추진한 몸통” “부패 사슬의 최종 결재권자” “게이트 그림 완성에 절대로 없어선 안 될 퍼즐”이라고 지목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과 이 후보를 향해 특검 수용을 강하게 촉구했다. 그는 “이 후보와 측근 윗선 세력을 보호하기 바쁜 면죄부 수사가 두 분의 실무자를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버렸다”며 “이 후보 눈치만 보느라 특검에 나서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스스로 궤멸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말뿐인 특검 수용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당장 민주당 송영길 대표에게 특검법 처리를 지시하라”고 이 후보를 직접 압박했다.

민주당은 즉각 “네거티브를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박성준 대변인은 “윤 후보는 부인이 사과하자 바로 기다렸다는 듯 대장동부터 방문하는 네거티브 선거 전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 토론회 실시를 놓고 두 후보 간 신경전도 가열됐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토론을 거부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해되기 쉽다”고 썼다. 토론에 부정적인 의향을 내비친 윤 후보를 직격한 것이다. 이 후보는 “정치인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리인인 만큼 더더욱 토론을 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믿음”이라며 “토론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고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토론을 하려면 (이 후보가) 대장동 특검을 받고 여러 의혹에 대해 진솔하게 설명하라”고 역제안을 했다. 또 “한 번 발표된 공약과 정책이 필요에 따라 바뀌는데 거기에 대해 설명을 해서 예측 가능하게 하면 토론에 응할 용의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 후보가 자신이 토론을 대단히 잘하는 사람처럼 착각하는 것 같다”고 지원 사격에 나섰다.

‘개미 투자자’ 겨냥 정책행보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0만 개미 투자자를 살리겠다”며 자본시장 공정회복 공약을 발표했다. 전날 ‘행복경제’ 구상 발표에 이어 이틀 연속 정책 행보에 나선 것이다.

윤 후보는 “국민 5명 중 1명이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기업 성장의 과실이 국민께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기업과 투자자가 함께 윈윈(win-win)하는 선진 주식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공개 정보 이용, 주가 조작 같은 증권범죄 수사와 처벌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개편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작전주식을 샀던 경험을 공개한 이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2023년 주식양도소득세 도입과 맞물려 “증권거래세를 완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보유기간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적용하게 돼있는 주식양도세율을 장기투자자에 대해서는 우대세율을 적용해 낮추겠다”고도 했다. 다만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일정 횟수나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과세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조항을 두기로 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숙적으로 꼽히는 공매도를 개선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개인과 외국인 및 기관에 차등 적용돼 온 공매도 담보 비율을 조정하고, 주가 하락이 과도할 경우 자동으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공매도 서킷브레이크’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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