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政 반대에도…李, ‘양도세 완화’ 강행 의지 “대선 후 4·3·3개월 방법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6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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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와 관련해 내년 3월 대선 직후부터 내년 말까지 10개월 간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4·3·3 방안’을 제시했다. 청와대와 정부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4개월, 3개월, 3개월로 각각 기한을 둬 양도세 중과 유예를 추진하겠다는 것. 이 후보는 또 다음 달 발표 예정인 부동산 공급 공약과 관련해 “지하화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지하철, 도로 지하화를 통해 대규모 공급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 李, “대선 직후 양도세 유예”
이 후보는 2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양도세 중과 유예와 관련해 “내년 연말까지가 목표치”라면서 “내년 3월 9일에 선거가 끝나고 상황이 바뀔 것이고 12월까지 해서 ‘4·3·3’을 하든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3월 9일 대선 직후 입법에 나서 10개월 간 양도세 중과를 유예해 시장에 최대한 많은 매물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것. 다주택자가 4개월 내에 주택을 처분하면 양도세 중과 면제, 다음 3개월 내 처분하면 50%, 나머지 3개월은 25% 면제 등으로 양도세 비율을 차등 적용하겠다는 것이 이 후보의 구상이다.

민주당이 워킹그룹을 꾸려 양도세 유예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이 후보가 다시 한 번 새로운 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그만큼 후보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도 이날 “다주택자에게 기회를 한 번은 더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시장에 매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중과 유예를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밝혀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려는 것”이라며 “양도세 중과 유예가 실시되면 부동산 가격은 더 낮아질 수 밖에 없으니 ‘가격 고점(高點)인 지금부터 매물을 내놓으라’고 촉구하는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당정청이 양도세 유예에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시장 혼선이 가중되고 있지만 “집권 하면 반드시 양도세 중과 유예를 실시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줘 부동산 가격 하락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 공급은 “지하화에 비중”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 원인으로 공급 부족을 꼽은 이 후보는 부동산 공약에서부터 대대적인 공급 대책을 담을 계획이다. 이 후보는 공급 방안에 대해 “지하화에 비중을 두고 있다”며 “(지하철) 1호선에 엄청난 부분의 지상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주목하는 건 도시를 단절하는 고속도로, 철도 이런 부분을 지하화하고 지상에 택지, 상업시설, 공원을 확보하면 도시 재개발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역~온수역 등 지하철 1호선 지상구간 및 경인선 철도, 경부고속도로 양재 구간 등의 지하화를 통해 도심 지역에 대규모 공급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후보는 또 용산 미군기지 부지에 청년 공공주택을 공급하거나, 김포공항과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을 활용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주택 공급이) 정말 계속 부족하다면 용산(미군기지) 일부는 청년들을 위한 공공주택으로 활용하고, 서울·김포공항도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할지 계속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낙연 전 대표는 서울공항을, 박용진 의원은 김포공항을 각각 신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공항과 김포공항을 이전, 개발하면 각각 10만 호, 20만 호 가량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면서도 “두 공항을 이전하는 것은 다양한 문제들이 연관돼 있어 조금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 후보는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등 기존 택지 안에서 용적률·층수 규제를 완화해 늘려주되 일부 청년주택 등으로 공익 환수하는 것”을 공급 방안의 예로 들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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