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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내란죄 재판에 “왜 나만 갖고”… 추징금 956억 끝내 안내

입력 2021-11-24 03:00업데이트 2021-11-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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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사망]
박철언 “全, 백담사 가기 보름전 노태우 귀싸대기 맞는다고 언급”
全, 5·18 반성은커녕 “폭동” 주장… 추징금 명령엔 “29만원밖에 없다”
회고록서 사자 명예훼손 혐의 재판

“기업인들은 내게 정치자금을 냄으로써 정치 안정에 기여하는 보람을 느꼈을 것이다.”(1996년 2월 비자금 사건 첫 공판에서)

“광주(5·18민주화운동)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다.”(2003년 방송 인터뷰)

전두환 전 대통령은 사망 전까지 수차례 재판 등 공개석상에 섰지만 끝내 진정 어린 참회나 반성 없이 생을 마감했다. 당사자가 사과를 거부하고 논란성 발언만 이어가면서 1979년 12·12쿠데타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등 재임 기간 벌어진 유혈 사태와 비리 등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반복됐다.

○ 무기징역 선고받지만 사면 복권
1988년 국회에서 이른바 ‘5공 청문회’가 진행되고 5·18 책임자에 대한 처벌 요구 여론이 거세지자 전 전 대통령은 떠밀리듯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1988년 11월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오른쪽)과 부인 이순자 씨가 서울을 떠나 강원 인제군 내설악 백담사에 도착해 방한복을 입고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동아일보DB
당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에서 27분 동안 사과문을 읽은 전 전 대통령은 곧장 강원 인제 백담사로 향했다. 박철언 전 의원 회고록에 따르면 그는 백담사로 떠나기 보름 전인 같은 달 8일까지도 측근들에게 “노태우가 그런 식으로 하면 아무리 대통령이지만 나한테 귀싸대기 맞는다”고 말하는 등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2년여간 백담사에서 은둔생활을 하다 1990년 12월 연희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1993년 취임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5·18특별법 제정을 지시하고 ‘역사 바로 세우기’를 추진하며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단죄에 나섰다. 그러자 전 전 대통령은 이른바 연희동 ‘골목성명’을 통해 “내가 헌정 질서를 문란케 한 범죄자라면 내란 세력과 야합해온 김 대통령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검찰은 1995년 12월 전 전 대통령을 내란수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70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발표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전 전 대통령은 1996년 1심에선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1심 과정에서도 “억울하다. 왜 나만 갖고 그러냐”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 원이 확정됐다. 다만 같은 해 12월 김영삼 정부가 국민 대화합을 명분으로 사면하면서 실제 수감 기간은 약 2년에 그쳤다. 법원의 추징금 납부 명령에도 그는 “예금 자산이 29만 원밖에 없다”고 버텼다.
1966년 1심에서 사형과 추징금 2259억 원 선고, 2심에서 무기징역 감형과 추징금 2205억 원 선고


○ 끝내 반성 없이 “광주는 폭동” 주장
2020년 11월 광주지법, 고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 훼손죄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
사망 직전까지도 전 전 대통령에게 과거사에 대한 사과나 반성의 모습은 없었다. 그는 2003년 SBS 인터뷰에서 5·18운동을 ‘폭동’이라 지칭하며 “그러니까 계엄군이 진압하지 않을 수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2017년 4월 내놓은 2000여 쪽 분량의 회고록 3권에서도 본인에게 유리한 내용만으로 채워 비난 여론이 일었다.


특히 5·18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그는 2019년 3월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지법 재판에 출석하던 날도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왜 이래”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재판 시작 22분 만에 졸기 시작한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해 11월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12월엔 서울 강남의 고급 중식당에서 호화 만찬을 즐기는 모습이 공개돼 지탄을 받았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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