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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정치

北, 종전선언 논의 틈 타 ‘유엔사 해체’ 꺼내든 까닭은?

입력 2021-11-04 17:08업데이트 2021-11-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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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유엔군사령부가 지난주 정전협정 준수 여부 확인을 위한 비무장지대(DMZ) 부대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고 이달 2일 밝혔다. (유엔사 트위터) © 뉴스1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최근 공개적으로 ‘주한유엔군사령부 해체’를 주장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과 관련한 논의가 한미 간에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그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 대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제4위원회에서 “유엔사는 미국에 의해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서 행정·예산 모든 면에서 유엔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며 ‘유엔사 해체론’에 재차 불을 지폈다.

김 대사에 앞서 지난 2018년엔 김인철 당시 유엔주재 북한대사관 서기관이 유엔총회 제6위원회에서 유엔사 해체를 주장했다. 북한은 2019년에도 유엔사를 “유령”이라고 부르며 해체를 요구한 적이 있다.

유엔사는 1950년 6·25전쟁 발발을 계기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설치된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 사령부다.

유엔사는 전쟁 당시엔 국군을 비롯한 유엔군에 대해 작전통제권을 행사했고,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땐 북한·중국과 함께 당사자로서 서명했다.

유엔사는 이후 1978년 창설한 한미연합사령부에 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이양한 뒤 현재는 Δ군사정전위원회 가동과 Δ중립국감독위 운영 Δ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 파견·운영 Δ비무장지대(DMZ) 내 경계초소 운영 Δ북한과의 장성급 회담 등의 정전협정 관련 임무만 맡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사령관을 겸하는 등 유엔사가 사실상 미국의 관할 아래 있다는 이유로 ‘유엔사 해체’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실제로 유엔사는 유엔기를 내걸고 활동하고 있지만 유엔의 통제를 받진 않는다. 1994년 부트로스 갈리, 1998년 코피 아난 등 역대 유엔사무총장들도 유엔사가 유엔과 무관한 조직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특히 웨인 에어 현 캐나다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2018~19년 유엔사 부사령관 근무 당시 유엔사 해체 요건으로 Δ안보리 결의 또는 Δ미국의 정치적 결단을 꼽기도 했다.

에어 총장의 당시 발언은 Δ유엔사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이 모두 유엔 회원국인 만큼 안보리 결의를 통해 국제법적으로 유엔사 해체를 강제하면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인 동시에 Δ미국이 유엔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미국이 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와 함께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맡고 있다는 사실도 “유엔사 해체 여부는 결국 미국의 ‘손’에 달려 있다”는 주장의 배경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대사의 이번 유엔총회 발언엔 우리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종전선언’ 관련 설득에 집중하고 있는 틈을 타 유엔사 존립 근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이를 공론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가정보원 북한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국민대 겸임교수도 “북한 입장에서 유엔사는 정전협정 체제의 산물인 만큼 종전선언 이후 정리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은 비핵화 협상의 입구’일 뿐이라며 정전협정 체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턴 “일단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도 유엔사 해체를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곽 교수는 “북한이 유엔사 문제에 대한 여론전에 들어갔다”며 “자연스레 주한미군 철수 요구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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