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G20서 ‘대북대화’ 외교총력전… 정상들 만날때마다 ‘평화’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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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선 채로 2~3분 대화… 文 “교황, 北서 초청땐 방북 의사”
바이든 “반가운 소식… 진전 이뤄” 文, 佛-獨정상에도 “대화재개 중요”
文 “韓, 세계서 가장 빨리 백신접종”… 美주재 ‘공급망 대책회의’도 참석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공식 환영식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데
 대해 청와대는 “정상 간 사진 촬영을 할 때는 마스크를 벗는다는 G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지침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마=뉴시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공식 환영식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데 대해 청와대는 “정상 간 사진 촬영을 할 때는 마스크를 벗는다는 G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지침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마=뉴시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잠시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의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각국 정상들과 만나서도 남북 및 북-미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지지를 당부했다. 9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한 데 이어 임기 말 대북 문제 성과를 내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 정부 고위당국자들도 北문제 집중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G20 공식 환영식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회동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G20 개막을 앞두고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다른 정상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러 가기 전에 대기하던 중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선 채로 2, 3분간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어제(29일) 교황님을 뵌 것으로 들었다. 나도 어제 뵀는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축원해 주시고, 초청을 받으시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문 대통령을 향해 “(한반도 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루고 계시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문 대통령에 이어 교황을 면담했다.

하지만 한미 정상 간 정식 회담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가 서로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정상회담과 관련해) 언급할 사항은 없다”고 했다. 다음 날인 31일 각국 정상이 트레비 분수 앞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는 현장에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불참해 한미 정상회담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청와대는 “필수 참석 일정이 아니었다”며 “G20 정상회의 세션을 준비하느라 불참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 독일 정상들과 만나서도 “남북 및 북-미 대화의 조기 재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인 김정숙 여사도 30일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를 만나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 국민들에게 미국과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들도 북한 문제에 집중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로마에서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의 식량난에 따른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는 하루 뒤 바티칸시티에서 기자들을 만나 “교황청은 어려운 나라가 있다면 뭐든 지원하려고 노력한다”며 “(교황청에서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에 접촉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다만 종전선언에 대한 남북미 간 시각차가 여전하고 북한이 각종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남북미 대화가 재개될지는 불투명하다.

○ 文 “2050년까지 석탄발전 전면 폐기할 것”
문 대통령은 30일 G20 국제경제 및 보건 세션에 참석해 “한국은 백신 접종을 늦게 시작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 완료율을 기록했고 이제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하려 한다”며 “그 경험을 모든 나라와 적극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내년 중반까지 전 세계 인구의 70%에 대한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하루 뒤인 31일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 개발 세션에 참석해서는 “한국은 석탄 감축 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하고 있다.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급망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바이든 대통령의 공급망 차질 대책 회의에 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점이 주목된다.

이날 회의를 끝으로 G20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을 위해 영국 글래스고를 방문한다.


로마=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g20#외교총력전#남북 대화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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