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직접 언급한 우리 군 첨단 전력은…‘강한 경계심’

뉴스1 입력 2021-10-13 08:05수정 2021-10-13 08:0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1일 평양 소재 3대 혁명전시관에서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개막식에 참석,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1일 개막한 ‘자위-2021’ 국방발전전람회 기념연설을 통해 우리 군의 첨단 무기체계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표출했다.

우리 측이 북한의 무기시험·훈련은 “도발”이라고 비난하는 한편으론 미국의 지원 아래 군비증강을 가속화하는 이른바 “2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스텔스전투기 등 우리 군이 도입했거나 개발 중인 무기체계 가운데 일부를 직접 거론한 것이다.

이는 최근 북한이 남북한 당국 간 대화 재개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대북 적대시정책과 2중 기준 철회’ 요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지만, 일각에선 “북한도 그만큼 우리 군의 전력 강화 움직임을 의식하고 있다는 뜻”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현재 개발 중인 일부 신무기는 김 총비서가 이번 연설에서 거론한 우리 군의 첨단 전력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주요기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이번 전람회 연설에서 “지금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성으로부터 우리 국가(북한) 앞에 조성된 군사적 위험성은 10년, 5년 전, 아니 3년 전과도 또 다르다”며 우리 측의 “군비 현대화 시도가 도를 넘을 정도로 노골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총비서는 특히 “최근 남조선(남한)은 미국의 강력한 후원으로 스텔스 합동타격 전투기와 고고도 무인정찰기, 방대한 각종 첨단무기들을 끌어들이며 자기 군대의 전투력을 갱신해보려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F-35A ‘프리덤 나이트’ 스텔스 전투기 편대. 2021.10.1/뉴스1 © News1
김 총비서가 이번 연설에서 예시한 ‘스텔스 합동타격 전투기’와 ‘고고도 무인정찰기’는 각각 우리 공군의 F-35A ‘프리덤 나이트’와 RQ-4 ‘글로벌호크’ 등 미국산 무기체계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3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로 F-35A 기종을 선정, 올해까지 총 7조원대 예산을 투입해 40대를 도입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군의 경항공모함 도입사업과 관련해서도 함재기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해병대용 F-35B가 거론되고 있다.

군사 소식통은 “미군의 F-117A ‘나이트 호크’, F-22 ‘랩터’ 등 스텔스 전투기들이 수시로 북한 영공에서 임무를 수행해왔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북한의 방공망이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촘촘하긴 하지만 구형 장비가 많고 노후화가 심해 한미 양국의 첨단 공군력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스텔스 탐지 기능을 갖춘 위상배열레이더와 장거리 대공 미사일을 결합한 방공체계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달 30일 시험발사한 신형 반항공(대공) 미사일이 이 같은 체계 개발의 일환인 것으로 보고 있다.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2019.12.23/뉴스1
그러나 우리 공군이 현재 4대를 운용 중인 ‘글로벌호크’는 북한 영공이 아닌 우리 영공에서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선 방공망 강화에도 불구하고 ‘눈엣가시’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글로벌호크’가 미국의 판매금지 대상에서 해제된 뒤인 2012년 말부터 구매협상에 나서 2019~20년 기간 총 4대의 ‘글로벌호크’를 도입해 전력화를 마쳤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을 제외한 개별 국가 공군에서 ‘글로벌호크’를 도입·운용한 건 우리나라가 처음이며, 일본 항공자위대도 올해부터 그 도입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김 총비서는 이번 전람회 연설에서 우리 측이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한 이후 자체의 국방기술력을 두드러지게 강조하면서 각이한 탄두 개발, 사거리 제고 등 속내가 빤히 들여다보이는 미사일 능력 향상을 비롯해 잠수함 전력 강화, 전투기 개발 등 다방면적인 공격용 군사장비 현대화시도에 전념하고 있다”며 “남조선(남한)의 이같이 도가 넘치는 시도도 방치해두기 위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5월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지난 42년 간 유지돼왔던 한미미사일지침을 종료하는 데 합의했다.

국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국방부 제공) 2021.9.15/뉴스1 © News1
한미미사일지침은 우리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1979년 처음 작성한 것으로서 당시엔 우리나라에서 개발하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180㎞, 탄두중량을 500㎏으로 각각 제한하는 내용으로 돼 있었다.

미사일지침은 이후 4차례 개정을 거쳐 ‘한국이 개발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최대 800㎞로 제한한다’는 규정만 남아 있었으나, 이마저도 현재는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핵탄두가 아닌 재래식 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은 사거리와 탄두중량 모두 ‘무제한’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우리 군은 이미 사거리 800㎞·탄두중량 2톤으로 알려진 탄도미사일 ‘현무Ⅳ’의 탄두중량을 “획기적으로” 늘린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 또 지난달 15일엔 3000톤급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에서 국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일명 ‘현무Ⅳ-4’를 쏘아 올려 약 400㎞ 밖의 목표물을 맞히는 시험에 성공했다.

북한은 우리보다 앞선 2010년대부터 SLBM 개발에 나서 그동안 ‘북극성-1형’과 ‘3형’ 등 2종류의 시험발사를 마쳤고, ‘4형’과 ‘5형’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북한군이 현재 보유한 잠수함 중에선 고래급(신포급)에만 SLBM용 수직발사대(VLS)가 1문 장착돼 있어 그 운용이 제한적이란 평가가 많다. 이에 북한군은 2019년 전후로 주력 잠수함인 로미오급을 개조해 VLS를 3문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하는 한편, 3000톤급 이상의 신형 잠수함 건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으나 완료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3000톤급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해군 제공) © 뉴스1
반면 우리 군은 장보고-Ⅲ(KSS-Ⅲ) 사업에 따라 2020년대 후반까지 ‘도산안창호함’과 같은 3000톤급 잠수함인 장보고-Ⅲ 배치(Batch·유형)-Ⅰ과 3600톤급인 배치-Ⅱ를 3대씩 건조·도입하고, 4000톤급 배치-Ⅲ도 3척 도입할 계획이다. 장보고-Ⅲ 배치-Ⅰ엔 SLBM용 수직발사관이 6문, 배치-Ⅱ엔 10문이 각각 설치된다.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 (방위사업청 제공) 2021.4.9/뉴스1
이밖에 우리 군은 그동안 마하3(음속의 3배·시속 약 3672㎞) 이상의 속도를 내는 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을 마쳤고, 현재 ‘한국판 타우러스’로 불리는 장거리공대지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산 장거리공대지미사일은 추후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2026년 개발 완료 예정)에 탑재된다. 북한군은 아직 미그(MiG)-29와 수호이(Su)-25 등 옛 소련에서 들여온 전투기를 주력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북한은 지난 수십년 간 핵무기와 ICBM 등 탄도미사일 개발에만 집중해왔기에 이를 제외한 재래식 전력은 현대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북한은 오랜 경제난 속에서도 군사 부문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위협’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번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최근 5년 간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ICBM·SLBM을 비롯해 극초음속 미사일과 장거리 순항미사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방사포(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포) 등 약 20종의 무기를 공개했다.

(서울=뉴스1)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