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보수야권의 대선지형은 윤 전 총장이 60대 이상과 영남권을 장악하고 있고, 홍준표 의원이 2030세대에서 지지기반을 구축한 상태”라며 “최 전 원장이 반등할 공간이 없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대권주자의 지지율은 한 번 꺾이면 회복하기가 어렵다”며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양강 주자인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에게 지지율이 빨려 들어간다면 최 전 원장은 2차 컷오프에서 기로에 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파급력’도 숙제다. 최 전 원장이 쇄신안을 토대로 정치적 카리스마를 되찾고 선명한 메시지와 파격적인 정책을 제시하더라도, 대중의 이목을 끌지 못한다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 있어서다.
정치권은 해법 중 하나로 ‘섹시한 슬로건’을 제시한다. 최 전 원장이 단기간에 반전의 전기를 마련하려면 그의 이미지와 철학, 시대정신을 함축적이고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카피라이팅’(문구)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이 대표적이다. 2002년 3월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지지율 2%에 불과했던 노 전 대통령은 이 구호를 앞세워 대역전의 ‘노무현 신화’를 썼다.
1956년 제3대 대선을 관통했던 ‘못 살겠다, 갈아보자’,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도 역사적인 슬로건으로 통한다. 2012년 제18대 대선 민주통합당 경선에 출마한 손학규 전 대표의 ‘저녁이 있는 삶’ 슬로건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최재형 캠프에 몸담았던 한 중진 의원은 “열린캠프의 슬로건이었던 ‘마음껏 대한민국’은 유권자의 공감을 얻는데 다소 모호했던 것 같다”며 “‘최재형다움’을 한눈에 각인할 ‘카피 한 구절’을 찾아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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