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이르면 추석연휴 ‘대선실무팀’ 출범…‘재형다움’ 승부수

  • 뉴스1
  • 입력 2021년 9월 18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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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021.8.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021.8.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이르면 추석 연휴에 새로운 ‘대선실무팀’을 출범한다. 소수 참모진을 중심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는 ‘직진 최재형’의 면모를 되찾는다는 승부수다.

18일 최재형 전 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새로운 조직 구성을 위한 작업 중에 있다”며 “추석 연휴 중으로 얼개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 해체하고 ‘실무조직’ 재편…‘직진 최재형’ 되찾기

대선실무팀은 소수정예 참모진과 실무진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복잡다단한 정치적 셈법과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최 전 원장의 메시지와 정책을 조명하는데 최적화한 ‘실무형 조직’을 지향한다는 구상이다.

새 대선 조직은 최 전 원장의 ‘쇄신안’과 맞닿아있다. 그는 지난 14일 첫 대선 캠프였던 열린캠프를 해체하면서 “대선 레이스에서 성공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야권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은 캠프 운영과 정치적 방향성을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캠프 규모가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뜻밖의 내부 갈등 불거지고 정치 캠페인이 난조를 보이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후문이다.

최 전 원장의 발걸음도 제동이 걸렸다. 그는 입당 초기 거침없는 행보로 ‘직진 최재형’이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난해한 선거 전략에 발목을 잡히면서 그의 ‘사이다 정치’도 김이 빠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양강’을 이뤘던 지지율도 박스권에 갇혀 크게 후퇴한 상황이다.

결국 최 전 원장은 대선 캠프 해체를 통해 여의도 문법으로 퇴색했던 최재형식(式) 정치를 되찾고, ‘최재형다움’으로 승부수 띄웠다는 것이 복수의 캠프 전직자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한 캠프 전직자는 “최 전 원장이 입당 초기 지지율이 수직 상승하고 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의사결정이 빠르고 명확한 메시지를 냈기 때문”이라며 “캠프에 정치인들이 한꺼번에 합류하면서 의사결정이 무거워지고 리더십이 실종됐다”고 진단했다.

다른 캠프 전직자는 “새롭게 꾸려지는 대선팀에는 정치인이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기성 정치권들이 표를 계산하느라 기피했던 민감한 정책과 화두를 과감하게 공론화하는 것이 ‘최재형다움’이고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고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 쫓기는 崔…“표심 관통하는 ‘슬로건’ 찾아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2021.9.7/뉴스1 © News1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2021.9.7/뉴스1 © News1
관건은 시간이다. 내년 대선까지 172일, 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컷오프)까지 20일 남은 시점에서 최 전 원장이 재도약의 기회를 엿볼 물리적 여유가 촉박하다는 지적이 대체적이다. 일각에서는 ‘실기(失期)론’까지 조심스럽게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보수야권의 대선지형은 윤 전 총장이 60대 이상과 영남권을 장악하고 있고, 홍준표 의원이 2030세대에서 지지기반을 구축한 상태”라며 “최 전 원장이 반등할 공간이 없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대권주자의 지지율은 한 번 꺾이면 회복하기가 어렵다”며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양강 주자인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에게 지지율이 빨려 들어간다면 최 전 원장은 2차 컷오프에서 기로에 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파급력’도 숙제다. 최 전 원장이 쇄신안을 토대로 정치적 카리스마를 되찾고 선명한 메시지와 파격적인 정책을 제시하더라도, 대중의 이목을 끌지 못한다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 있어서다.

정치권은 해법 중 하나로 ‘섹시한 슬로건’을 제시한다. 최 전 원장이 단기간에 반전의 전기를 마련하려면 그의 이미지와 철학, 시대정신을 함축적이고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카피라이팅’(문구)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이 대표적이다. 2002년 3월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지지율 2%에 불과했던 노 전 대통령은 이 구호를 앞세워 대역전의 ‘노무현 신화’를 썼다.

1956년 제3대 대선을 관통했던 ‘못 살겠다, 갈아보자’,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도 역사적인 슬로건으로 통한다. 2012년 제18대 대선 민주통합당 경선에 출마한 손학규 전 대표의 ‘저녁이 있는 삶’ 슬로건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최재형 캠프에 몸담았던 한 중진 의원은 “열린캠프의 슬로건이었던 ‘마음껏 대한민국’은 유권자의 공감을 얻는데 다소 모호했던 것 같다”며 “‘최재형다움’을 한눈에 각인할 ‘카피 한 구절’을 찾아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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