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생방송 불참 이준석 사과하라”…이준석 “언론자유 지키기 위한 선택”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8월 31일 21시 52분


코멘트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언론중재법을 둘러싼 여야 갈등 상황에서 MBC TV ‘100분 토론’에 불참을 통보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향해 사과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국회를 비울 수가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MBC 노조는 31일 성명을 내고 “이 대표는 전날 생방송을 단 40여 분 앞두고 토론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제작진에 최종 통보했다”며 “‘그럼 MBC는 뭘 내보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동물의 왕국’이라고 답하며 토론을 기다렸을 시청자들을 대놓고 무시하고 모독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거대 공당의 대표가 수백만 시청자와의 약속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전날 오후 긴급현안보고에서 민주당이 언론중재법을 본회의에 상정할 경우 TV토론을 취소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시청자와의 약속인 생방송 TV토론을 여당 압박을 위한 협상 카드로 이용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대표는 자신의 저열한 정치질에 생방송 TV 토론과 국민과의 약속을 악용했다”며 “이 대표가 보인 오만한 행태는 방송사 제작진을 상대로 한 ‘갑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시청자들 앞에 진심을 담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준석 “민주당, 토론 중 강행처리 없단 입장 밝혔어야”

이에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100분 토론’과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저는 당연히 강행처리에 저항하는 우리 당 의원님들의 무제한 토론보다 100분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어제 오후 이른 시점부터 민주당이 강행처리 시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40분 전 불참 통보를 한 것이 아닐뿐더러 주기적으로 연락한 100분 토론 제작진에게 ‘오늘 국회 상황상 참석이 어렵다’ 는 답변을 계속했지만, 마지막까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토론 준비를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애초에 100분 토론 제작진에서 송영길 대표와 저를 초대한 것은 입법 전에 국민들에게 양당의 입장을 상세히 알리고 국민의 판단을 돕자는 취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공언했던 대로 어제 처리를 진행했다면 100분 토론 자체가 희화화될 수박에 없는 상황이었다. 토론하자고 해놓고 그 진행 중에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것은 경우에 맞지도 않고 민주당은 명백히 토론 진행 중에 강행처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어야 한다”고 받아쳤다.

이어 “5시부터 반복된 4차에 걸친 협상 끝에 민주당과의 잠정 합의안이 도출된 것은 저녁 10시 30분경이었다. 방송 시작 시간인 10시 30분을 지나서 당일 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며 “잠정합의안이 나오기 전까지 민주당 내 분위기는 강경파가 주도하고 있었고, 결국 합의안이 나온 이후에는 민주당의 김승원 의원이 합의에 역할을 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GSGG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강행처리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그 와중에 제가 국회 현장을 비울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방송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방송사의 많은 분께 불편을 끼쳐가면서까지 방송 참석을 거절한 것은 처음이다”며 “무리한 입법을 강행한 여당과 청와대를 규탄한다. 또한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시청자 및 방송사와의 약속을 오롯이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 헌법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해량 바란다”고 전했다.

끝으로 “토론 불참에 대해 사과드리고 언론재갈법에 맞서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MBC노조의 노력을 우리 당은 적극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