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정부가 모든 국민 삶 책임지는건 위험” 발언놓고 여야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2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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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2021.8.11/뉴스1 © News1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2021.8.11/뉴스1 © News1
국민의힘 대선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전날 “정부가 국민의 삶을 모두 책임지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발언한 것을 놓고 12일 정치권에서 ‘국가 책임’의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불붙고 있다.

여야 대선주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최 전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는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질 수 없다. 그런 정부가 있다면 정부의 개입과 간섭이 심한 전체주의 국가로 국민은 불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은 그동안 정권만 바뀌면 한순간에 국민의 삶을 지옥에서 천국으로 바꿀 것처럼 과장해왔다”고 반박했다. 또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라는 제목의 대국민 보고서까지 만든 문재인 정권은 정말 국민의 삶을 책임졌느냐”며 “정부가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 자체가 정치권의 오랜 희망고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희숙 의원도 이날 논쟁에 참여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권력이 국민의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달콤한 말은 무식하기도 하지만, 속뜻은 ‘내 밑으로 들어와 입 닥치고 있으면 필요한 걸 줄게’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한 짓을 떠올려 보라. 무분별한 개입으로 나라 경제와 국민 삶을 망가뜨렸다”며 “책임 운운하지만 그들의 실상이 ‘기본권 침해를 밥 먹듯이 하는 전체주의 세력’에 불과하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대선후보들은 이날 최 전 원장의 발언을 ‘망언’이라고 비판하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을 책임질 생각이 없다는 최 전 원장의 망언 퍼레이드는 언제까지 계속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는 논평을 통해 “최 전 원장이 꿈꾸는 세상은 무엇인가, 설마 무정부인가”라며 “잘 모르면 차라리 침묵하라”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도 논평에서 “최 전 원장의 발언은 수준 이하의 자질과 귀족적 정신세계를 드러낼 뿐”이라며 “최 전 원장은 ‘국민의 삶을 나 몰라라 하는 정부’를 추구하라, 국민 삶을 책임지는 정부는 민주당과 이 전 대표가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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