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미훈련 중단-대북제재 완화 주장…野 “내정간섭”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8일 2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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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오후 경기 평택시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가 착륙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3월 8일 오후 경기 평택시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가 착륙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북한과 중국이 한목소리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하며 밀착했다. 중국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의 훈련 중단 압박에 힘을 실어주자 북한 외무성이 중국의 주장을 홈페이지에 소개해 동조한 것. 북한은 한미 양국의 대화 복귀 촉구에는 침묵했다. 한미는 규모를 대폭 축소하되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연합훈련을 둘러싸고 한미 대 북-중 대결 구도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미국과 갈등 중인 중국이 북한의 ‘뒷배’임을 다시 과시하고 나서면서 대화 재개에 변수로 등장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6일 화상으로 열린 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현 정세하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건설적이지 못하다”며 “미국이 북한과 진정으로 대화를 재개하려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연합훈련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며 중단을 요구한 것. 왕 부장은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대화와 협의가 재개될 수 있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면서 북-미 대화 재개 조건으로 대북 제재 완화도 주장했다.

그러자 북한 외무성은 7일 홈페이지에 ‘중국이 미국·남조선 합동군사연습에 대한 반대입장 표시’라는 글을 올려 왕 부장 발언을 소개했다. 북한 대외매체 통일신보도 8일 “합동군사연습이 벌어질 때마다 조선반도(한반도)에 일촉즉발의 전쟁 위험이 조성되고 북남(남북) 관계 발전과 조국 통일운동에 엄중한 난관이 조성되곤 했다”고 했다.

한미는 ARF 회의에서 북한의 대화 복귀를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권한을 부여받은 협상대표만 지정하면 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든 만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남북협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북한 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북한대사 겸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는 “외부의 적대적 압력이 북한을 힘들게 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야당인 국민의힘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야권 대선후보인 최재현 전 감사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훈련 개최 여부에 대해 제3자인 중국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선 도전에 나선 박진 국민의힘 의원도 ”북한의 억지 주장에 편승해 한미동맹을 흔들려는 계산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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