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백신 안맞으면 해외파병 제외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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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접종 56명, 조기 교대 등 검토
서욱, 청해부대 34진 ‘방역참사’ 관련
“主기항지 오만, 현지접종 협조 안해”

군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방 현안보고’ 자료에서 향후 해외파병 인원의 선발 자격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 구축함)의 승조원 전원(301명)이 ‘노(No)백신’ 상태로 파병됐다가 초유의 방역 참사를 초래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 차원이다. 또 파병 장병들 가운데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현지 접종 또는 조기 교대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군은 전했다. 군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 파병된 장병 1010명 중 백신 미접종자는 56명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청해부대 34진이 있는) 현지에 백신을 보내는 것을 제반 검토했지만 주로 기항하는 오만과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거기 있는 백신도 맞힐 수가 없었고 (오만이) 우리가 백신을 갖고 와서 접종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아 현지 접종은 제한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34진의 조기 귀국을 위한 공중급유수송기 급파는 “매뉴얼에 있었던 내용”이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수송기 급파가 문재인 대통령의 독창적 아이디어였다는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의 발언을 거론하며 “군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양 (청와대가) 군을 모욕할 수 있느냐, 항의한 적 있느냐”고 묻자 서 장관은 “대통령 지시가 있었던 것도 맞고, 군이 검토를 했고 매뉴얼에 있었던 것도 다 맞다”고 했다.

여야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는 서 장관의 발언을 두고서도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김병기 의원이 “임무 수행 중 불가항력적 상황” “몇 가지 실수로 군이 조리돌림을 당한다” “일하는 사람들이 접시를 깨뜨리는 법”이라면서 서 장관의 의견에 동조하자 국민의힘 성일종 신원식 의원은 “지휘관들이 성공적 작전이었다고 국민에게 보고하는 게 맞느냐” “세계 해전사에서도 기록적 사건”이라고 비판하며 군을 질타했다. 서 장관은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의 사퇴 촉구에 “최근 일련에 있었던 일에 대한 책임은 통감한다”며 “제 거취 문제는 인사권자께서 판단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군#백신#해외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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