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50대 이상’ 당원 표심, 본경선 최대 승부처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3일 1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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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전 최고위원, 홍문표 주호영 조경태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전 최고위원, 홍문표 주호영 조경태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이 11일 치러지는 전당대회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당 안팎에선 대구·경북 지역과 '50대 이상' 당원들 투표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최고위원의 경쟁력은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후 더욱 강해지는 모습니다. 1위 후보를 따라가는 여론의 심리, 이른바 ‘밴드웨건’ 효과가 발생하면서 대세론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5선 조경태 주호영 의원, 4선 홍문표 의원, 4선 출신인 나경원 전 의원 등 중진 후보들도 대체적으로 ‘이준석 돌풍’ 자체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다만 여전히 변수가 남아 있어 본경선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원들의 투표 반영 비율과 세대별 분포가 본경선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우선 국민의힘은 예비경선에 당원 여론조사 50%와 일반시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했지만 본경선에서는 당원 투표 70%와 일반시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선출한다.

당원들이 직접 모바일, 자동응답방식(ARS)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것으로 오랜 기간 당 조직을 탄탄하게 다져온 중진 후보들로서는 막판 뒤집기를 노릴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투표권이 있는 책임당원 27만여 명 중 절반 이상이 영남권에 분포하고 있다.

국민의힘, 3일 승부처 '대구·경북' 합동토론회
후보들은 3일 대구·경북(TK) 지역 합동연설회를 연다. 전날 부산·울산·경남(PK)에 이어 책임당원이 가장 많은 최대 승부처인 TK에서 비전을 발표하는 것으로 영남 표심을 얻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나 전 의원은 3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이제 바람의 시간은 가고 합리적 판단의 시간이 왔다”며 “영남 쪽 당원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당원들께서는 결국 이 막중한 책임, 전장의 장수는 많은 경륜이 있어야 된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합리적 판단의 시간이 왔다"
당내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과 관련해 당의 체질 변화를 일으켰다는 긍정론과 함께 내년 대선을 이끌 당 대표로서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TK 표심과 관련해 “현재 상황은 괜찮다. 하지만 결국 TK가 보수개혁 대열에 얼마나 강하게 동참하느냐 따라서 제가 당 대표가 돼도 할 수 있는 일이 범위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당심과 민심을 최대한 개혁의 방향으로 가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TK 표심) 현재 상황은 괜찮다"
50대 이상 당원 표심도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당 대표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책임당원의 세대별 분포를 보면 40대 이하는 30% 미만이고 50대 이상은 7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중진 후보들 간의 단일화도 변수로 꼽힌다. 예비경선에서 2·3위를 기록한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이 단일화를 성사시킬 경우 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두 후보의 단일화가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당사자들은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고, 의정 경험이 없는 30대 신진 세력인 이 전 최고위원을 상대로 단일화에 나설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호영 "단일화의 '단'자도 생각해본 적 없다"
이와 관련해 당 안팎에서는 일부 후보의 사퇴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일화 명분이 약한 만큼 본인의 지지세 부족을 인정하며 후보직을 던지는 형태가 거론된다. 하지만 사퇴할 경우 향후 정치적 입지가 축소될 수 있어 후보들이 완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단일화와 관련해 “당을 혁신하고 내년 대선을 어떻게 이길 것인지 자기주장과 방법을 정확하게 당원들에게 알리고 끝까지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단일화의 ‘단’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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