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김기현 바이든 비판에 文대통령 난처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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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靑 정무수석, 라디오 인터뷰서 여야 대표 대화 후일담
"바이든 대통령 비판에 '그쯤 하시라' 취지로 소매 건드린 것"
野대표 단독 회담 가능성 일축…"文대통령도 사람인데…"
"당청, 국정운영 쌍두마차이자 파트너"…靑 그립감 유지 시사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 여야 5당 대표 오찬 간담회에서 전·현직 미국 대통령을 비교하며 비판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에 “문 대통령이 난처해 했다”고 27일 말했다.

이 수석은 이날 오후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 업’에 출연해 “(김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을 비교했었다. 트럼프는 실제로 보여지는 것과 뒤에 하는 것이 똑같은 사람이지만, 바이든은 얼굴은 웃지만 뒤로는 많은 잇속을 챙기는 사람이라는 투의 말씀을 연이어서 계속 하셨다”면서 “(당시) 문 대통령의 표정을 계속 보니 상당히 난처해 하더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팔을 툭툭쳤다는 김 대행의 언론 인터뷰가 나오게 된 배경으로 먼저 김 대행이 문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는 취지의 상황 설명이다.

이 수석은 “전세계 넘버 원이라고 하는 미국 대통령을 속된 말로 까는데 동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제1야당 대표가 얘기하는데 외면할 수도 없는 것”이라며 “굉장히 당혹스러운 표현으로 보시다가, 손을 가볍게 건드리시면서 ‘그만하시죠’라는 제스처를 (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국익을 챙기는 것이야 저희도 그렇고, 다른 나라도 다 마찬가지죠’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외교라는 게 자기나라 국익을 위해서 하는 것이니 그것도 탓할 수 없는 거 아니냐는 투로 잘 마무리 됐다”고 했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이 팔을 툭툭 친 탓에 당황스러웠다는 김 대행의 언론 인터뷰 내용의 사실 관계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그 옆에 있었지만 ‘툭툭’ 안 쳤다. 환하게 웃으면서 소매를 슬쩍 툭 건드린 것”이라고 했다.

‘툭 건드린 것과 툭툭 친 것이 무엇이 다른가’라는 사회자의 거듭된 질문에 “굉장히 우호적이고 화기애애 한 분위기에서 건드린 것이다”라면서 “(문 대통령의 취지는) ‘그 쯤 하셔도 된다. 그 심정 제가 안다’는 것이 아니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단독 회담을 요구하고 있는 김 대행 제안에 대한 청와대 차원의 검토 여부에 대한 사회자의 질문엔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수석은 “5명이 모인 자리가 거칠었다고 2명이 모인 자리는 화기애애할 것인가? 꼭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라면서 “당 대표도 사람이고, 대통령도 사람인데 서로 편하게 상대 입장을 이해해가면서 얘기를 해주면 그 다음 자리가 더 쉽게 될텐데, 일방적으로 자기 얘기를 쏟아내듯 하면, 다음 자리에 대한 동기부여도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런 일을 하는 게 제 역할인데, ‘따로 한 번 자리를 만들어서 편하게 얘기해보시죠’라고 (대통령께) 건의드릴 자신이 없다”며 “서로 평행선만 긋다가 끝나버리면 기대했던 사람들 입장에서 볼 땐 허망하고, 국민들 보기도 난처하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 임기 말 당청 관계의 주도권을 자연스럽게 청와대에서 당으로의 넘겨주는 모습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수석은 ‘당의 역할이 좀 커지고 청와대가 거기에 뒷받침을 해주는 이런 방향으로 좀 가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기본적으로는 같이 가는 것”이라며 “여당과 행정부는 국정운영의 쌍두마차다. 또는 더 크게 보면 국회와 행정부는 국정운영의 쌍두마차이자 파트너”라고 했다. 청와대 차원의 그립감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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