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받고 폭침된 천안함이 피격 전날(2010년 3월 25일) 서해상을 항해하는 장면(사진)이 공개됐다.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해군 대령이 지난달 중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을 통해서다.
최 대령이 함교에서 촬영한 사진에는 천안함이 거센 파도를 헤치며 항해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함수(艦首)에 파도가 부딪히면서 큰 물보라가 이는 것으로 볼 때 당시 파고는 3m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사진을 촬영한 다음날인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경 천안함은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경계 작전임무 중 피격돼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했다. 최 대령은 사진과 함께 ‘힘찬 파도를 뚫고 나가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2010년 3월 25일 파도를 뚫고 항해하는 마지막 장면…, 지금의 심정”이라고 적었다.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위)가 ‘천안함 좌초설’을 제기해 온 신상철 씨(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위원)의 진정에 따라 천안함 피격 사건 재조사를 결정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각하하는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심경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사태의 파문이 커지자 이인람 진상위원장은 지난달 20일 공개 사과와 함께 위원장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천안함 유가족협회와 생존자협회는 25일 감사원에 천안함 피격사건의 재조사를 결정했다 번복한 진상위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하는 한편 이 전 위원장과 고상만 전 진상위 사무국장을 직권남용 혐의, 신 씨를 군사망사고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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