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천안함 北피격 전날 사진 공개… “파도 뚫고 마지막 항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7일 08시 00분


최원일 전 함장이 지난달 중순 블로그에 올려

사진 출처 최원일 예비역 대령의 블로그
사진 출처 최원일 예비역 대령의 블로그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받고 폭침된 천안함이 피격 전날(2010년 3월 25일) 서해상을 항해하는 장면(사진)이 공개됐다.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해군 대령이 지난달 중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을 통해서다.

최 대령이 함교에서 촬영한 사진에는 천안함이 거센 파도를 헤치며 항해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함수(艦首)에 파도가 부딪히면서 큰 물보라가 이는 것으로 볼 때 당시 파고는 3m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사진을 촬영한 다음날인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경 천안함은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경계 작전임무 중 피격돼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했다. 최 대령은 사진과 함께 ‘힘찬 파도를 뚫고 나가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2010년 3월 25일 파도를 뚫고 항해하는 마지막 장면…, 지금의 심정”이라고 적었다.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위)가 ‘천안함 좌초설’을 제기해 온 신상철 씨(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위원)의 진정에 따라 천안함 피격 사건 재조사를 결정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각하하는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심경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사태의 파문이 커지자 이인람 진상위원장은 지난달 20일 공개 사과와 함께 위원장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천안함 유가족협회와 생존자협회는 25일 감사원에 천안함 피격사건의 재조사를 결정했다 번복한 진상위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하는 한편 이 전 위원장과 고상만 전 진상위 사무국장을 직권남용 혐의, 신 씨를 군사망사고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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