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민생 살피고, 軍간부는 ‘도발’…경제·국방 투트랙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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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26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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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민생 현장을 살피면서 ‘경제발전’을 강조하는 동시에 북한 군 간부들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현장을 찾아 ‘국방강화’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북한이 지난해 이례적으로 극심했던 경제난 극복을 주민들에게 독려하면서도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 초기 복잡한 대외 환경 속에서 국방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일종의 ‘투트랙’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면 톱기사를 통해 김정은 총비서가 “보통문주변 강안지구에 호안다락식주택구를 새로 일떠세울 구상을 밝히고 현지를 돌아보시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1면의 다른 기사를 통해 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새로 생산한 려객뻐스시제품(여객버스시제품)을 료해(파악)하고 “버스 생산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파악하시며 연차별 생산목표를 제시하여 주시고 실행대책을 세워주시였다”고 밝혔다.

김정은 총비서가 강안지구를 찾고 버스시제품을 살펴본 날짜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북한 최고지도자의 활동은 전날 이뤄질 것으로 추정돼 왔다.

이날 신문은 2면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2기를 시험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면서, 시험발사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는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되지 않았음은 물론 사진에도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던 것에 미뤄보면, 직접 시험발사에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같은 날 두 보도를 함께 실은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살림집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경제와 관련한 ‘민생’을 챙기는 동시에 간부들은 ‘국방’에 매진하는 듯한 인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을 병행 추진하면서 두 분야에서의 성과 도출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최근 대민 접촉 현장에 직접 나서며 적극적으로 주민의 결속을 다지고, 경제난으로 악화된 내부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는 올해 첫 현지지도 장소로 지난 23일 평양시 사동구역 송신, 송화지구 1만 세대 살림집(주택) 착공식을 택했다.

전날 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는 북한이 올해 초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밝혔듯 ‘국가방위력의 지속적 강화’를 위한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당대회에서 국방 건설분야 과제들을 방대하게 제시한 만큼 이를 관철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북한 나름대로의 신형 및 개량형 전략·전술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따라 지속적인 군사 행보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밝힌대로 자신들의 중장기적 계획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경제 발전과 국방력 강화를 같이 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이날 김정은 총비서의 민생행보와 관련 “주민들을 향한 결속 등 대내적인 메시지를 분명히 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와 관련 “미국을 겨냥 대미 메시지도 있으며, 이는 동시에 대내적으로 국방력 강화 과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날 김정은 총비서가 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탄도미사일로 미국을 압박하면서도 일정 부분 수위조절에 나섰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다만 지금까지의 김정은 총비서가 모든 미사일 시험 발사에 참관했던 것이 아니기에 큰 의미 부여는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전날 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가 연례적인 국방 훈련 중의 하나이거나 북한의 무기체계 강화를 위한 과정일 경우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는 해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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