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식구 감쌌던’ 변창흠, 국회서 바짝 엎드려…사퇴 요구 빗발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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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앞두고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1.3.9/뉴스1 © News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앞두고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1.3.9/뉴스1 © News1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거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3월4일)

“주무부처 장관이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 기관장으로서 매우 참담한 심정이다. 국민 여러분과 위원님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3월9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LH 직원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지 5일 만에 국회에 나와 바짝 엎드려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변 장관은 9일 오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서 큰 실망과 분노를 느끼셨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진심으로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변 장관은 “공공의 신뢰 회복을 위해 다시 태어나는 분골쇄신 정신으로 장관직을 걸고 대책을 마련해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거듭 다짐했지만, 여야의 반응은 냉담했다.

앞서 이날 회의 시작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은 노트북에 ‘부동산 투기 묵인 수괴 변창흠은 사퇴하라’, ‘부동산투기부 장관 변창흠을 경질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붙인 채 회의에 임했다.

질의가 시작되자 야당 의원들은 변 장관을 상대로 날선 질문을 던지면서 ‘사퇴 요구’를 쏟아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분노한 국민들이 요구한다. ‘장관님 물러나세요’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역시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에게 ‘사퇴하겠다, 잘못했다, 사과드린다’고 말씀했느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변 장관은 “저는 어떤 경우에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직접 면담 자리는 갖지 못해 아직 말씀은 못 드렸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연이어 ‘책임이 있으면 물러나겠는가’라며 거취에 대해 물었고 변 장관은 “공정, 투명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제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면서도 “저로선 매우 신중하고 중요한 문제다. 공공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역시 변 장관을 향해 “공기업 직원이 투기에 집단으로 나섰는데 제 식구 감싸기 말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심 의원이 “민심도 헤아리지 못한 장관에게 뭘 더 기대하겠느냐. 그러니까 국민들이 당장 사퇴하라는 것이고 나도 같은 생각이다. 어떻게 할 거냐”고 거칠게 몰아붙이자 변 장관은 매우 곤혹스러운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변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LH 투기 의혹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조사하고 책임자를 색출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지금 사태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정부와 우리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변 장관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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