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에 졌지만 얻은 게 더 많은 금태섭…야권 개편시 존재감 더 커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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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1일 12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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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2.9 © News1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2.9 © News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제3지대 야권 단일화에서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가 패배했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오히려 그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소신행보를 펼치다 ‘찍히자’ 탈당해 ‘반문’(反文) 인사로 거듭난 그는 보궐선거 과정에서 제3지대 야권 단일화를 제안하는 등 존재감을 키워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1일 안철수·금태섭 예비후보 측은 두 사람이 추진한 제3지대 단일화 결과 안철수 후보가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로 지난 1월31일 금 후보가 먼저 제안하고 2월3일 안 후보가 이를 수용하면서 진행된 제3지대 단일화가 약 한 달 만에 막을 내렸다.

이번 결과는 앞서 시행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안 후보의 지지율이 높았던 만큼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다. 오히려 정치권에서는 이번 단일화를 통해 금 후보의 야권 내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검찰 출신인 금 후보는 진보성향 일간지 칼럼 연재로 논란을 빚다 법복을 벗은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 안 후보와의 인연으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를 시작했다. 이후 민주당과의 합당을 거쳐 민주당에서 20대 총선에 출마해 서울 강서갑에서 당선됐다.

민주당 의원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강행 과정에서 ‘소신 발언’을 이어가 주목받았다. 2019년 말 공수처법 표결에서 ‘찬성’인 당론을 어기고 홀로 ‘기권표’를 던져 징계를 받았고, 지난해 21대 총선 경선에서 패하는 등 시련을 겪다가 지난해 10월 민주당을 작심 비판하며 탈당했다.

이후 금 후보는 국민의힘 등 기존 야당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 행보를 이어가며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을 향한 비판으로 ‘반문’ 인사로 떠올랐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뛰어들어 본격적인 야권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특히 국민의힘과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신경전이 계속되던 지난 1월31일 공식 출마선언과 함께 안 후보와의 제3지대 단일화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제안을 안 후보가 받아들였고, 국민의힘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야권단일화를 실마리를 푼 제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제3지대 단일화에서 승리한 직후 안 후보는 “금 후보의 과감한 결단과 참여로 정권교체를 위한 눈덩이가 굴러가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금 후보가 이번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서 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정치적 자산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금 후보는 안 후보와 여러 차례 토론회 등을 거치며 자신의 인지도도 한층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향후 금 후보의 정치 일정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야권은 안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 최종 단일화를 앞두고 있다. 벌써부터 여론조사 방식 등 세부사항을 두고 양측이 신경전을 시작한 가운데, 금 후보가 단일화의 물꼬를 튼 만큼 이 과정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 임한 취지를 감안하면 금 후보로서는 안 후보의 최종 단일후보 확정 및 본 선거 당선을 위해 협조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번 보선과 맞물려 제기되고 있는 야권 정계개편 움직임의 전개 상황에 따라 금 후보의 정치적 입지가 가닥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금 후보는 앞서 4월 보선 이후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힌 바 있기도 하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등 보수 야권 재편 과정에서 금 후보가 다시 한번 ‘합리적 중도보수’의 존재감을 발휘할 경우 정치적 중량감을 한층 더 키울 수도 있을 전망이다.

금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름 좋은 성과를 거뒀다. 향후 서울시장 선거나 이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신다. 만나뵙고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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