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식 열병식, 선대보다 ‘과시성격’ 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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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20일 1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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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 (평양 노동신문=뉴스1)
제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주도한 ‘열병식’이 선대보다 과시적 성격이 강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고재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20일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열병식의 특징과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과거 김정일의 열병식이 군사학교로 시작해 군사력의 보편적 역사발전 단계를 표현했다면 김정은의 열병식은 근위부대로 시작해 군사력 강화 성과를 강조하는 ‘과시적 열병식’으로 변모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북한은 1948년 2월8일 최초 열병식 이후 2020년 10월까지 총 35회의 열병식을 개최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집권한 2012~2020년 약 9년동안에는 군 창설일(2월8일) 1회, 정권 수립일(9월9일) 2회, 당 창건일(10월10일) 2회, 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 2회, 정전협정일(7월27일) 2회 등 총 9회의 열병식을 개최했다.

김정은 총비서 주도 열병식은 2012년 4월 김일성 생일 100돌 열병식이 아니며, 2013년 7월27일 정전협정 61돌 열병식으로 봐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고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등장한 2010~2012년의 열병식에서 김정일 시기에는 볼 수 없던 생중계, 비행쇼 등이 김정은의 주도로 선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열병식 진행은 김정일 시기에 행해진 틀을 유지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집권 시기 열병식의 특징을 Δ열병식 개최 성격 다양화 Δ열병식 개최 결정기관의 변화 Δ열병식 진행상의 변화 등 3가지로 꼽았다.

고 연구위원은 “김정은 집권 이후 열병식의 성격은 국가기념일을 경축하는 열병식과 군사력 과시의 열병식 이라는 전통적인 성격에 더해 다양한 성격을 시현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무수단미사일을 열병식에 등장시키고도 대외적 공개 영상에서는 삭제했으나 김정은 총비서는 열병식을 생중계해 다양한 전략무기를 공개한 점을 꼽았다. 또 내부결속의 성격으로 모든 정규·비정규 부대, 소외된 부대를 참가시기코 평양시 군중시위를 함께하는 것도 특징으로 봤다.

또 김정은 총비서는 열병식을 ‘대미 대결의지’의 표명으로 사용했다고 분석했다. 2012년 7월27일 정전협정 59돌을 성대히 기념하도록 한 이래 2013년과 2014년 정전협정 60돌과 61돌 열병식을 연이어 개최해 대미 대결의지를 상징적으로 과시했다는 뜻이다.

고 연구위원은 한때는 ‘대화 분위기 조성’ 표출로 열병식을 활용하기도 했다고 봤다. 고 연구위원은 “2018년 2월 열병식에서는 공개연설을 했지만 핵 관련 언급이 없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등장했지만 신형무기는 등장하지 않았고 같은해 9월 열병식은 공개연설과 ICBM 등장 모두 없었다”면서 열병식 준비기간을 고려할 경우 2월의 열병식은 2017년에 이미 계획된 것으로 이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남북·북미·북중 정상회담 개최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김정은 총비서 시대에 들어와 열병식 개최 결정 기관도 변경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과거 김일성 시기 북한의 열병식은 당 중앙위와 당 중앙군사위 공동결정 형식으로 개최됐으며 이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령으로 개최됐으나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모두 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에서 개최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변모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열병식 구성의 변화도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총비서 집권 이후 열병식은 최대 규모 갱신, 생중계, 직접연설, 선두종대그룹 변화, 비행쇼, 소외부대 순환참여, 열병부대와 지휘관 이름 공개, ICBM의 등장, 시가행진 등의 변화가 발생했고 이는 선대 시절의 열병식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 고 연구위원의 분석 내용이다.

고 연구위원은 “열병식 변화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열병식이 대내적 기념과 내부 결속을 넘어 대외 과시적 성격을 띠게 되었음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코로나19, 대북제재,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2020년 10월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 새벽에 열병식을 개최하고 신형 ICBM과 신형 SLBM을 공개한 것은 핵 개발의 수준과 의지를 대외적으로 과시한 대표적 사례”라면서 “이러한 열병식의 ‘대외 과시적 성격’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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