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에 발목 잡힌 김경수…‘대망론’ 날개 꺾이나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6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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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항소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0.11.6/뉴스1 © News1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항소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0.11.6/뉴스1 © News1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사건’에 발목이 잡히면서 그의 정치인생에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 김민기 하태한)는 6일 오후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내심 무죄 취지의 결과를 기대했지만 결국 1심 유죄를 뒤집지는 못했다. 2심 재판부는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내렸다.

대법까지 가더라도 판결이 뒤집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2심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사실심’인 반면 대법원은 법리를 심리하는 ‘법률심’이기 때문이다.

즉 1·2심에서 판단한 사실관계를 근거로 대법원은 법리 해석이 적절했는지만 따지기에, 그동안 확보된 증거에 큰 변수만 없다면 2심 선고가 그대로 유지되는 게 일반적이다.

자천타천으로 차기 대권주자에 이름을 올려온 김경수 지사다. ‘잠룡’이라 불리던 김 지사가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받으면서 여당 내에서도 적잖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지지율은 다소 낮은 편이지만, 최근 실시된 대선 후보 관련 여론조사에서 이름을 올리는 등 차기 여권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혀가던 터였기에 이날 항소심 판결의 충격은 크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10월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95%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1.9%p) 결과에서 김경수 지사는 2.2%를 얻었다.

또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범여권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95%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p)조에 따르면 김경수 지사는 1.2%로 조사됐다.

더구나 김 지사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현 문재인 대통령의 직계를 잇는 ‘친문 적자’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내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낙연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와 더불어 여권 내 ‘3강 구도’가 점쳐지기도 했지만 결국 ‘드루킹 사건’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김 지사와 친문 측에서는 앞으로 남은 대법원 판결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항소심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 지사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저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진실의 절반만 밝혀졌고 나머지 진실의 절반은 대법원에 반드시 밝히겠다”고 밝혔다.

한 여당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 관련 유죄를 뒤엎고 무죄 판결이 난 점에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대법원 판결이 남았으니 현명한 판결을 기다리겠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다른 친문 인사는 “김 지사가 절반의 진실만 밝혀졌다고 말한게 정확한 말이다”라며 “일부 혐의를 벗었으니 대법에서 적절한 판결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법원 판결로 선거법 족쇄를 풀고 단번에 여당의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처럼 마지막 불씨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한편 김 지사는 항소심 재판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을 만나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경남도민들과 국민들께는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재판 이후에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도정에 흔들림 없이 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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