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인재들 청문회 기피해 모시기 힘들다”

박효목 기자 입력 2020-10-30 03:00수정 2020-10-3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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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연설 전 ‘청문제도 개선’ 언급
“본인 뜻 있는데 가족이 반대하기도…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했으면”
靑 “연말 개각과는 무관” 선그어
문재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의 도덕성 검증에 대해 “가급적 본인을 검증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반드시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말로 예상되는 개각을 앞두고 인사청문회 기피 현상으로 고위공직자 후보군 물색이 쉽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8일 국회 시정연설 전 박병석 국회의장 등과의 환담에서 “좋은 인재를 모시기가 정말 쉽지 않다. 청문회 기피 현상이 실제로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전했다. 이날 환담에서 박 의장이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진행하고 정책과 자질 검증만 공개하는 방향으로 청문제도를 고치고자 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그 부분은 반드시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뜻이 있어도 가족이 반대해서 좋은 분들을 모시지 못한 경우도 있다”며 “우리 정부는 종전대로 하더라도 다음 정부는 벗어나야 한다. 다음 정부에서는 반드시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검증 부분은 비공개로 하는 내용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연말 개각 가능성이 큰 가운데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인재 등용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에선 정부 출범 때부터 함께해 온 원년 멤버들과 내년 4월 보궐선거 및 2022년 지방선거 출마자 등 최소 5, 6명의 장관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교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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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대상으로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지방선거 출마설이 나오는 정치인 출신들이 주로 거론된다. 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등 관료 및 교수 출신 등도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임기 말에 접어든 만큼 야당의 인사청문회 검증이 더욱 강화될 것을 우려해 후보자들이 고사할 경우 개각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청문회를 기피해 고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정치인 출신이나 이미 기용했던 인재를 또다시 쓰는 방법, 혹은 아예 바꾸지 않는 방법 정도밖에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문회 기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면 결코 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다. 다음 정부에라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말은 대통령의 진정성을 담은 발언”이라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개각을 염두에 둔 발언인지에 대한 질문에 “인사청문회 제도와 관련한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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