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쉬쉬하며 들여온 글로벌호크, 이름도 안 지어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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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그냥 ‘글로벌호크’로 별칭 정해
美명칭 그대로 써… 명명식도 안해
“北 반발 의식한 처사” 지적 잇따라

군이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고고도무인정찰기(HUAV) 글로벌호크(RQ-4·사진)의 별칭을 미국이 쓰는 이름과 같은 ‘글로벌호크’로 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기존에는 미국으로부터 들여온 무기에 우리 군만의 별칭을 붙여 대북 대응 등 작전 능력을 상징적으로 과시했다. 이번에는 우리만의 별칭을 따로 붙이지 않은 데 이어 전략자산 도입에 민감한 북한 반발을 의식해 이런 내용 자체를 공개하지도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은 5월 통상명칭(별칭) 선정위원회를 열어 글로벌호크의 별칭을 ‘글로벌호크’로 결정한 뒤 6월 내부 공문을 통해 이를 전파했다.

올해 초부터 별칭 공모를 진행했지만 결국 기존에 미국에서 쓰던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쓰기로 한 셈이다. 군 관계자는 “공모 과정에서 글로벌호크보다 좋은 별칭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군은 지난해 12월 F-35A 스텔스 전투기의 별칭을 ‘프리덤 나이트’로 붙이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군이 공식 절차를 거쳐 별칭을 확정한 만큼 이를 공개하거나 전투기 도입 때마다 열어 온 명명식을 진행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2005년 F-15K 전투기의 명명식 때 군은 별칭 ‘슬램이글’을 공개하기도 했다.

1∼4호기 인도 절차가 지난달 완료된 글로벌호크의 도입 전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2호기와 3호기 도입 사실도 4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트위터에 사진을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4호기 도입은 국정감사 과정에서 알려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글로벌호크#전투기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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