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후보 안 보인다” 김종인 발언에…국민의힘 내부 ‘부글부글’

뉴스1 입력 2020-10-17 16:23수정 2020-10-1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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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국민의힘 재보궐 경선준비위원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선준비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0.15/뉴스1 © News1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의 내홍 조짐이 보이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마땅한 후보가 안 보인다’는 말을 거듭하는 것이 화근인데, 당 내부 인사들을 필요 이상으로 폄훼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김 위원장은 16일 부산을 방문해 “부산시장 후보로 ‘올드보이’보다는 참신한 ‘뉴페이스’가 필요한데 현재는 그런 사람이 안 보인다”며 “지금 거론되는 인물 중에는 내가 생각하는 후보는 안 보인다”고 말했다.

또 “(국회의원) 3선~4선 했으니 부산시장을 하려는 사람 말고, 부산을 장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비전을 갖춘 사람이 10년~12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밖에도 ‘초선 의원 출마’를 언급하는 등 후보의 참신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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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조금씩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비판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판을 넓혀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데 ‘인물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사기를 꺾는다는 비판이다. 특히 중진 의원들 가운데서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4선의 권영세 의원은 김 위원장의 부산시장 관련 발언에 대해 16일 “당 대표로서 적절치 않은 이야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얻을 게 뭐가 있느냐”고 아쉬움을 표했다.

권 의원은 17일 통화에서 “우리 당의 몇 되지도 않은 사람을 자산으로 생각하고, 키우고 덧붙일 생각을 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쪽 후보들도 여론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돼서 여론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이지, 우리 당 후보들도 능력이나 인성 면에서 못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선거 후보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로 스스로 폄훼하는 건 아니다”라며 “후보는 대표가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사람들로 만드는 것이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진과의 갈등으로 볼 것은 아니고, 당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생각해 지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남지역 한 3선 의원은 “비대위가 성공해야 우리 당에 희망이 생기고, 그러려면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비판적 이야기를 안 하려 하지만 참 딱하다”며 “사람이 없다는 인식 자체도 문제지만 우리 당 내부에 사람이 없긴 왜 없느냐”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미 거론되는 사람들 중에서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를 시키면 잘할 사람들이 많다고 본다”며 “설령 본인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말을 하는 게 당에 도움이 되는지 ‘마이너스’가 되는지 판단이 안 될 정도면 당 대표로서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점점 비대위 체제가 이렇게 가면 비대위원장 스스로에 의해 비대위가 갈등과 위기를 맞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영남지역 4선 의원은 “(발언의) 전체적 취지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실제로 좀더 참신하고 확실한 인물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라며 “당 쇄신에 대한 열정은 다 똑같이 갖고 있지만, 너무 부정적인 발언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뺄셈’의 모습으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감싸안으면서 정권교체에 공감하는 세력을 모으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미스터트롯’과 같은 방식의 열린 장을 만들고 거기에 다 들어올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큰 의미를 부여할 게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한 중진 의원은 “원론적 이야기”라며 “원래 김 위원장은 ‘초선’이나 ‘젊은 사람’ 등 신선한 사람을 찾으려는 스타일 아니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비대위원장이나 당의 핵심 간부들이 누군가를 선출하는 게 아니라, 경선룰을 만들고 그에 따라 시민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선출되는 것 아닌가”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이 서울·부산시장 후보와 대선 후보에 관해 이렇다 할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며 모호한 ‘힌트’만을 계속해서 흘리고 있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자체적으로 ‘흥행의 판’을 벌이겠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 선봉에 선 장제원 의원은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을 띄웠다.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당내 대권 잠룡을 주시하기보다 외부에서 ‘용병’을 데려오려 한다며 반발하면서,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들을 불러 직접 비전을 듣는다는 취지로 지난 7월 포럼을 출범시켰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금까지 연단에 섰다.

김무성 전 의원은 보수진영의 ‘킹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며 지난 6월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을 꾸렸다. 지난 15일에는 원 지사가 이 자리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김 전 의원도 같은 날 포럼이 끝난 이후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 당에 사람이 없다는 말을 시중에서 많이 하는데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충분히 사람은 만들 수 있고, 본격적 경쟁이 시작되면 거기에서 스타가 탄생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4·7 재보궐경선준비위원회(경선준비위)는 지난 15일 첫 회의를 열고 재보선 필승 카드로 ‘민심을 담아내는 시민후보’를 내세웠다.

경선준비위는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5대 기조’로 Δ양성평등 구현 Δ시대정신 구현 Δ시민 참여 확대로 역동성·흥행성 확보 Δ공명정대한 경선 Δ시민맞춤형 정책 경선 등을 정했다. 경선준비위원장을 맡은 김상훈 의원은 “서울과 부산 시민이 어떤 시장을 원하는지 공청회 형식을 통해서라도 민심을 청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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