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에 초등교사도 있었다…경찰, 교사 4명 수사중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15일 0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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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내려받는 등 교사들이 디지털 성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엔(N)번방’ 사태가 터지면서 디지털 성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교사들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공개한 ‘텔레그램 박사방 등 중대범죄 가담 교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인천 기간제 초등학교 교사, 충남 천안 특수학교 교사, 충남 아산 고등학교 교사, 강원 강릉 초등학교 교사 등 4명의 교사가 디지털 성범죄 가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인천 교사 1명은 지난 6월 29일 경찰이 수사 개시를 통보하기 닷새 전 퇴직했으며 나머지 3명은 수사 개시 통보 이후 직위 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교사 A씨는 텔레그램 박사방에 접속하면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상영, 열람, 복사, 전송 등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인천 지역 3개 초등학교에서 근무했으며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는 담임교사로도 재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 특수학교 교사 B씨는 인터넷 음란물 커뮤니티 ‘흑악관’에 접속해 3만원을 지불하고 N번방 성착취 자료 1125건을 내려받아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지난 7월1일 직위해제됐다. B씨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담임교사로 일했다.

아산 고등학교 교사 C씨는 텔레그램 ‘회뿌방’에 접속해 N번방 사태 주범인 ‘갓갓’ 문형욱씨가 만든 클라우드에 접속해 각종 성착취 자료 210개를 내려받아 소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측은 지난 9월3일 수사 개시 통보가 이뤄지자 나흘 뒤인 9월7일 C씨를 직위해제했다.

강릉 초등학교 교사 D씨도 지난 1월 텔레그램 성착취물 판매자에게 20만원을 입금한 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저장된 구글드라이브 공유 링크 주소를 전송받아 소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측은 지난 6월18일 수사 개시 통보를 받고 나흘 뒤 D씨를 직위해제했다.

직위해제된 B·C·D씨의 경우 수사 이후 형이 확정되면 소속 시도교육청의 처분에 따라 징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기간제 교사로 일한 A씨의 경우 교육공무원법을 적용받지 않아 어떠한 신분상 처분 없이 퇴직했고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원칙적으로 다른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것을 막을 법적 근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기관이 A씨가 디지털 성착취 범죄 가담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사실을 파악하고 채용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구직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이 의원은 “(A씨는) 계약기간이 남았는데도 수사 개시 통보 이전인 지난 6월24일 갑자기 퇴직하고 아무런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며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아이들을 지킬 수 있도록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의원이 이날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성착취물 피해자는 70명으로 4년 전인 2015년 32명과 비교해 2.2배 증가했다.

아동성착취물 관련 범죄는 2015년 721건, 2016년 1262건, 2017년 603건, 2018년 1172건, 2019년 756건 등 5년간 4514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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