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북한의 총격에 사망한 공무원 시신을 수색 중인 우리 해경 등에 북측 수역을 침범하지 말라고 경고한 북한에 대해 “우리 국민의 재산, 생명 그 다음은 영토인가”라고 비판했다.
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5일 편지를 통해 이번 사건 해결의 핵심인 가해자 처벌 문제를 공동조사와 시신 수습으로 일단 옮겨 놓은 북한은 27일 반성은 커녕 시신을 찾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영해 침범’, ‘또 다른 불미스러운 사건’을 예고케 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추가 조사 의지를 표명한 우리 정부에 으름장을 놓은 셈”이라며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어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태 의원은 “우리에게 사죄하는 듯 한 모습을 보이던 북한이 시신을 공동으로 찾아보자고 나올 대신 갑자기 영해 침범하지 말라는 강경으로 선회한 것은 지난 이틀간 달라져 가는 한국 내부의 흐름을 읽어 보고 좀 강경하게 나가도 괜찮겠다는 자신감에 기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 북한은 강경과 온화의 큰 스펙트럼을 만들어 놓고 좌에서 우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휘청거리게 만들고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며 “김일성, 김정일 시대와 김정은 시대의 다른 점을 이해하는 것이 현 남북관계 주소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그러한 자신감의 근거는 바로 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 시대와는 다르게 수해 복구를 위해 주민들에게 ‘전략예비식량’을 풀고 최전방 부대를 이동시킨 사실을 대외에 공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한과 미국에 취약점을 노출하지 않으려고 극비에 부쳤던 일들을 지금은 ‘핵 자신감’에 의해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남한을 향해서도 “(김 위원장은) 핵을 가지고 있는 전략 국가 군주지만 기분 나쁜 일이 생겨도 핵은 칼집에 넣어둔 채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기도하는 ‘어버이 계몽군주’의 이미지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핵이 있으니 남북관계에서 아무 일이나 저질러도 징벌받지 않는 ‘영원한 갑’에 있다는 인식을 한국에 확고히 심어주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 의원은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으로 우리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한 데 이어 우리의 영토를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은 다음 단계에서 이번과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자면 남북이 NLL을 다시 그어야 한다고 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맞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전날 태 의원은 ‘코리안 라이브즈 매터(Korean Lives Matter·KLM·한국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백인 경찰의 흑인 사살 사건서 촉발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을 본뜬 것이다.
태 의원은 “우리 국민이 북한 총구 앞에서 처참히 사살되었고 우리 대한민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왜 우리는 ‘코리안 라이브즈 매터(Korean Lives Matter)’를 외치지 않는 건가. 전 세계 앞에서 이를 외쳐야 한다”라고 했다. 일부 야권 지지자들은 이에 공감하며 해당 문구를 공유하고 확산을 위해 나서고 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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