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 쥔 육군수장에 非육사… 文정부 ‘육사 배제 기조’ 결정판

신규진 기자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입력 2020-09-22 03:00수정 2020-09-2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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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총장에 학군 출신 남영신 내정 21일 신임 육군참모총장에 남영신 지상작전사령관(대장·학군 23기)이 내정된 것은 군의 육사-비육사의 마지막 ‘유리벽’을 깨뜨린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간 비육사 출신이 합동참모본부 의장이나 군사령관에 기용된 적은 있지만 육군 수장만큼은 육사 출신이 독식해왔기 때문이다. 1969년 첫 육사 출신 육군총장(서종철·육사 1기)이 발탁된 뒤로 서욱 전 육군총장(육사 41기)까지 51년간 예외는 없었다. 육군 창설 72년 만에 첫 학군사관후보생(ROTC) 출신 총장이 마침내 육사 출신 총장의 독점 고리를 끊게 된 것이다.

○ 현 정부 ‘육사 배제’ 개혁 완수

울산 출신으로 동아대 교육학과를 나온 남 내정자의 육군총장 발탁은 이미 지난해 그가 지작사령관에 오른 뒤부터 군 내부적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2018년 특전사령관이던 남 내정자가 기무사령관에 임명될 때도 ‘깜짝 발탁’이란 평이 많았다. 기무사 해편(해체와 재편)을 완수하면서 개혁적 성향과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은 점도 이번 인사에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군 안팎에선 올해 7월 강화도 탈북민 월북 사건으로 지휘부 징계 대상에 지작사령관이던 남 내정자가 포함되지 않자 향후 육군총장 발탁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남 내정자 기용은 현 정부의 군 수뇌부 ‘파격 인사’의 연장선이자 ‘육사 힘 빼기’의 결정판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인사권을 쥔 총장은 죽어도 못 준다”는 육사 출신들의 반발을 고려해 국방장관은 육사 출신을 발탁하되 ‘비육사 총장’이란 군 개혁을 완수한 셈이다. 또 해군(송영무), 공군(정경두) 출신에 이어 육사(서욱)에서 장관이 기용된 만큼 비육사 육군 수장으로 견제와 균형을 꾀했다는 분석도 있다.


군 관계자는 “현 정부는 과거 사조직을 만들어 쿠데타를 주도하고 계엄문건 파문을 초래한 육사 출신에 대한 태생적 반감이 있다”며 “합참의장 등 다수 육군 대장을 비육사로 교체한 정부가 남은 육군총장 자리까지 비육사로 채우며 상징적인 군 개혁의 정점을 찍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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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장관과 남 내정자처럼 임관 기수(1985년)가 같은 ‘동기 장관-육군총장’ 체제가 출범한 것은 1993년 이병태 장관-김동진 육군총장 이후 27년 만이다. 국방부와 합참 근무 경력 없이 주로 야전에 몸담았던 남 내정자가 향후 야전군의 다양한 목소리를 국방 정책에 적극 반영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 軍 세대교체 완성-파격 인사 이어질 듯

남 내정자를 제외한 나머지 육군 대장 인사는 김승겸(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육사 42기), 김정수(2작전사령관·육사 42기), 안준석(지작사령관·육사 43기) 등 모두 육사 출신으로 채워졌다. 서 장관과 선배, 동기였던 대장급이 이번 인사에서 대거 교체되며 군 수뇌부의 세대교체도 완성됐다는 평이다. 특히 안 내정자는 육사 43기로는 처음으로 4성 장군이 됐다. 원인철 합참의장(공사32기)의 후임인 신임 공군참모총장엔 이성용 합참 전략기획본부장(공사 34기)이 내정됐다.

남 내정자 기용으로 육사 위주의 군 인사, 문화 시스템에도 변화가 예상되면서 충남 계룡대 각 군 본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음 달 단행될 중장급 인사 대상 직위가 10개 안팎이라 ‘깜짝 발탁’ 등 기수 파괴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향후 진급 보직에 육사를 중시하는 관행이 옅어지는 등 군 주류문화 청산이 타군으로까지 확산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육군 대장인사#육군 총장#육사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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