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지키기 결심한 여당 “진실 다 밝혀져”…‘배후 의심’ 총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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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15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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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News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News1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특혜 휴가’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지난해 ‘조국 사태’와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아빠찬스·엄마찬스’라는 프레임으로 공세를 펼치는 야당의 전략이나 강력한 방어막을 치고 반격을 준비하는 여당의 방어전략도 유사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도부까지 나서 추 장관을 강력하게 엄호하면서 반격으로 태세를 전환했다. 지난해 ‘우리가 조국이다’는 해시태그를 붙인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은 ‘우리가 추미애다’라는 해시태그를 올리고, 친문 의원들은 추 장관이 검찰개혁의 칼을 뽑았다가 기득권의 저항에 직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여성 최초 법무부 장관인 강금실 전 장관에 빗대 ‘여성’ 장관이라 과도한 공격을 받는 피해자로도 규정했다. 또한 최초 제보자인 당직사병을 ‘단독범’으로 볼 수 없다며 ‘배후설’까지 제기했다. 이처럼 제보자의 거짓말이라는 역공도 조국 사태 당시 여당의 대응과 매우 유사하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 아들 의혹 문제는 실체적 진실이 다 밝혀졌다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민주당은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이 모두 사실이 아니며, 검찰개혁을 막으려는 정치공세로 판단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도 전날(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침묵을 깨고 “야당이 정치공세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사실로 대응하고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는 규정에 따라 이뤄졌고,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하는 현직 법무부장관의 아들이 아니라면 이렇게 확대 재생산될지 의문”이라며 추 장관에 대한 공세를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규정했다.

또한 제보자인 당직사병을 신뢰할 수 없다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최초 제보자 현모씨의 주장 자체가 사실관계 성립이 어려운 착각이거나 오해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제보자에 대한 공격은 국회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황희 의원이 선봉을 맡았다.

황 의원은 지난 주말 제보자인 당직사병의 실명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뒤 “단독범”이라고 표현하며 범죄자라고 주장했다. 공익 제보자를 범죄자로 몰았다는 지적이 나오자, 황 의원은 실명을 익명 처리하고, 단독범은 ‘단순 제보’로 공범 세력은 ‘정치공작 세력’으로 수정했지만, 당직사병이 모종의 세력과 결탁해 추 장관에 누명을 씌우려 했다는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여기에 ‘배후설’까지 등장했다. 친문 김경협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가 시켰는지 배후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추 장관 아들 특혜 병가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제보자는 육본 대위의 외압이라고 왜 거짓말 했을까”라고 배후설을 제기했다. 다만 배후가 누구인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내놓지 않고 있다.

친문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도 라디오에 출연해 당직사병의 착각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직사병이 뭔가 크게 오해하고 착각한 것”이라고 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 역시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실 당직사병 이야기가 계속 나온 건데 지금 얘기 나온 것 보면 오해의 소지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추 장관 본인도 당직사병 배후에 야당이 있다는 ‘음모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추 장관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음모론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보느냐’는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면 조사해볼 사안 아니냐”며 “아까 몇분 의원들의 질의를 보면 태극기집회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녹취를 딴 국회의원도 태극기집회에 같이 대통령 하야 발언을 하는 등 상당히 정치적인 장외 집회의 주역을 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연관성이 없느냐 하는 것은 여당 일각서 제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국무위원으로선 정치적인 판단자가 아니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여기서 더 나아갔다. 정 의원은 “박근혜(전 대통령)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역사반동”이라고까지 주장했다. 정 의원은 전날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질의자로 나서 “탄핵을 당한 박근혜와 박근혜를 사랑하는 일부 정치군인, 검찰개혁을 저지하려는 일부 정치검찰, 태극기부대, 박근혜 추종정당, 수구언론이 만들어낸 정치공작 합작품”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조응천 의원 등 극소수를 제외하면 당내 소신발언도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조국 사태보다 더 ‘친문’ 지지층의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이처럼 민주당의 일사불란한 ‘추미애 지키기’를 두고 조국 장관 사태로 인한 민주당의 학습효과와 이해찬 전 대표의 ‘강력한 한마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1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인터뷰에서 추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해 “억지 부리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이를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은 사실상 수렴청정 체제”라며 “이해찬 전 대표는 의원들에게 나서서 적극적으로 추미애를 방어하라고 ‘오더’(지시)를 내린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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