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파 靑책사’ 최종건 외교부로… 만46세로 현정부 최연소 차관
외교부 내부 “점령군 아니냐” 술렁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외교부 1차관과 법제처장 등을 포함한 차관급 9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부동산 난맥상과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관료 출신 내부 승진으로 내각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최종건 대통령평화기획비서관을 외교부 1차관으로 ‘깜짝 발탁’하며 집권 후반기 핵심 과제에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또 신임 차관 9명 모두 1주택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고위공직자들이 주거정의가 실현되도록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국민의 보편적 인식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 1차관에 최 비서관, 법제처장에 이강섭 법제처 차장, 행정안전부 차관에 이재영 행안부 정부혁신조직실장, 해양수산부 차관에 박준영 해수부 기획조정실장을 내정했다. 농촌진흥청장에는 허태웅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특허청장에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 새만금개발청장에 양충모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을 발탁했다. 또 국가보훈처 차장에 이남우 국방부 인사복지실장,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에 김재신 공정위 사무처장을 내정했다.
청와대는 이날 차관급 인사를 발표하면서 “내정된 9명 모두가 1주택자”라며 “1주택 인사가 뉴노멀, 즉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8명은 원래 1주택자였고, 나머지 1명은 증여를 받은 부동산 한 채를 더 보유했지만 6일 처분을 완료했다”며 “청와대뿐 아니라 정부 부처 인사에 있어서도 1주택자 발탁이 뉴노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음주운전, 위장전입 등 기존 ‘7대 인사검증 기준’ 외에 다주택자 여부가 인사의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1주택이 주요 인사 기준이 되면서 오히려 인재풀을 좁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당연 최 신임 차관 발탁이다. 1974년생으로 만 46세인 최 차관 내정자는 현 정부 차관 중 최연소로 전임 조세영 1차관(59)과 13세 차이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연정(연세대 정외과 출신) 라인의 막내’로 2017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추진단장을 지내며 문 대통령의 ‘소년 외교 책사’로 불렸다. 여권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미국뿐 아니라 북한도 이해하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며 “외교안보 라인의 ‘키맨’을 외교부에 내려 보낸 셈”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출범 직후 평화군비통제비서관, 평화기획비서관을 지내며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 실무를 맡았던 최 내정자는 한미동맹 이슈를 놓고서는 ‘자주파’로 분류된다. 최 신임 차관 내정에 외교부 내부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강경화 장관과 함께 비외시 출신이 나란히 장차관을 맡은 것도 사상 처음. 특히 최 내정자와 동년배가 고참 과장급 또는 심의관급인 상황에서 4강 외교와 인사를 담당하는 1차관에 내정된 것을 두고 “외교부 점령군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
△서울(46) △호주 올세인츠칼리지고 △미국 로체스터대 정치학과 △연세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정치학 박사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국가안보실 평화군비통제비서관·평화기획비서관
이강섭 법제처장
△경기 평택(56) △서울 양정고 △연세대 경영학과 △서울대 행정학 석사 △미국 시러큐스대 법학 박사 △행시 31회 △법제처 경제법제국장 △〃 법령해석국장 △〃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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