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큰물(홍수) 피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를 찾았다고 7일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정부가 북측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재해 등 인도적 분야에 대한 지원과 협력의 손짓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대북제재 지속·코로나19 장기화·집중호우 등 삼중고에 시달리면서도 내부적으로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고 있어, 추후 북한의 반응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9일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민간단체들이 신청한 코로나19 관련 대북지원 물품의 반출을 승인했다. 지난 5일 코로나19 발열 환자 확인용 열화상 카메라 20대, 지난달 30일 소독약·방호복·진단키트 등에 대한 반출을 승인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민간차원에서의 코로나19 보건방역협력 외 당국 간 협력도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취임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 중 ‘아픈 것’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코로나19 협력으로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초 신년기자회견 부터 꾸준히 코로나19 남북협력의 의지를 보여 왔다.
최근에는 한반도를 강타한 집중호우를 기점으로 재난재해 분야 협력에 대한 의지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황강댐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하면서 부터다. 사전에 남측에게 통보하지 않았지만 기록적인 폭우에 수문개방은 불가피한 조치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접경지역인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 인근을 찾아 남북 간 협력을 언급했다. 자연재해·재난 분야를 포함한 남북 간 인도적 협력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도 최근 ‘코로나19’와 ‘수해’에 대해 내부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음을 북한 매체들을 통해 볼 수 있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코로나19 사태로 봉쇄된 개성시에 쌀 등 특별지원 물품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지난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중앙위 정무국회의에서 개성에 식량과 생활비를 특별지원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탈북자가 재입북했다며, 개성시를 완전봉쇄 조치를 취했다.
또 수해 피해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7일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 수해 현장을 찾아 홍수 피해 지원을 지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개인창고’까지 풀어가며 수해 복구를 지시했다.
이처럼 북한도 코로나19와 수해와 같은 재난재해 분야 해결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대외적인 협력보다는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위원장의 곳간을 풀어 주민들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그의 ‘애민정신’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강조해온 ‘정면돌파’ 기조와 맥을 같이하면서 내부의 어려움을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외치는 남북 ‘협력’은 남측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북한의 호응이 중요하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까지 이렇다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향후 북한의 반응 여부 역시 미지수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전까지 북한과의 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하면서 “재선 성공하면 북한과 신속히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또한 올해 말까지 북미관계의 진전 가능성이 없음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라 북미관계 경색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도 우려된다.
아울러 8월 중순에 예정돼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도 북한이 호응을 이끌어 내는데 어려움이 될 수 있는 요소로 보인다. 북한은 해마다 연합훈련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훈련을 ‘중단’하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의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사에 담길 긍정적 대북메시지 등이 분수령이 될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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