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익명보도인데 어떻게 한동훈 콕 찍나” 한상혁 “그건 다 아는것”

고도예 기자 , 황성호 기자 , 정성택 기자 입력 2020-08-07 03:00수정 2020-08-0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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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애-한상혁 통화 진실공방 올 3월 31일 오후 9시 9분경.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59·사법연수원 30기)은 연수원 3년 후배인 권경애 변호사(55·사법연수원 33기)에게 전화를 먼저 걸었다. 통화시점에 대해 논란 끝에 양측은 의견이 일치했지만 23분 동안의 전화 통화 내용을 놓고 두 명은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권 변호사는 6일 “한 위원장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을 꼭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한 위원장은 그 직후 “검찰의 강압 수사를 얘기하다가 한 검사장 얘기를 했을 수 있다. 쫓아내야 한다는 얘기는 안 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 권, 입장문 통해 구체적 대화내용 공개

권 변호사는 6일 오후 3시 20분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한 위원장과의 통화 내용이라며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권 변호사는 “이런 내용을 지인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권 변호사=
촛불정권이 맞냐. 그럼 채동욱 쫓아내고 윤석열 내친 박근혜와 뭐가 다르냐.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어떻게 쫓아내냐. 윤석열은 임기가 보장된 거고. 윤석열 장모는 수사하면 되지 않느냐.

▽한 위원장=
장모나 부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김건희(윤석열 총장의 부인)를 잘 안다. 윤석열도 똑같다. 나쁜 놈이다. 한동훈은 진짜 아주 나쁜 놈이다. 쫓아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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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변호사=한동훈 등등은 다 지방으로 쫓아내지 않았냐.

▽한 위원장=
부산 가서도 저러고 있다. 아예 쫓아내야지. 한동훈은 내가 대리인으로 조사를 받아봤잖아. 진짜 나쁜 놈이다.

▽권 변호사=
수사 참여할 때 검사가 좋아 보일 리가 있나. 뭐가 그렇게 나쁘다는 거냐.

▽한 위원장=곧 알게 돼.

MBC는 전화 통화 약 1시간 전 신라젠 로비 의혹을 취재하던 채널A 기자가 ‘윤 총장의 최측근’ A 검사장과 통화했다는 녹취록을 보도했다. 권 변호사는 “한 위원장은 MBC가 ‘A 검사장’으로만 보도했음에도 한동훈의 이름과 (근무지인) 부산을 언급했는지 내내 의문을 떨쳐 버릴 수 없다”며 “권언유착의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라고 썼다.

○ 한 “쫓아내야 한다고는 안 해”

한 위원장은 6일 오전 11시 58분 방송통신위원장 명의로 된 입장문을 내고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 지난 9시 9분 권 변호사와 통화했다”며 통화기록을 공개했다. 그는 또 “통화 내용 또한 MBC 보도와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고 권 변호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MBC 보도 이전에 채널A 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권 변호사가 입장문을 낸 직후인 6일 오후 3시 38분경 방송통신위원회 출입기자들을 만나 “(통화 중에) 한 검사장의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쫓아내야 한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 윤 총장 얘기는 안 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MBC가 익명으로 보도했는데 어떻게 (보도 대상이) 한 검사장인 것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한 검사장이란 건 다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올 3월 26일 또는 27일에 권 변호사 전화가 왔는데 (내가) 못 받았다. 3월 31일에 집에 들어가면서 통화목록을 쭉 보다가 전화해줘야 할 사람은 전화를 했고 권 변호사도 그렇게 그날 전화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권, MBC 보도 전후 시점 정정

권 변호사는 5일 새벽 “MBC 보도 몇 시간 전에 ‘한 검사장을 반드시 내쫓을 거고 보도가 곧 나갈 거니 제발 페북을 그만두라’는 호소 전화를 받았다”는 페북 글을 올렸다가 관련 글을 지웠다. 이 글에서 권 변호사는 한 위원장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날 아끼던 선배의 충고로 받아들이기에는 그의 지위가 너무 높았다. 매주 대통령 주재회의에 참석하시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라고 했다. 권 변호사가 글을 지웠지만, 캡처본이 법조계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한 위원장이 MBC 보도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권 변호사는 6일 입장문을 공개하면서 “제가 한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3월 31일 오후 9시경이 맞다”고 정정했다. MBC 보도 전이 아니라 이후에 한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야근 중에 한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통화를 마친 몇 시간 이후에 보도를 확인했다”며 “시간을 둘러싼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한 위원장은 “5일 저녁에 권 변호사가 실수했다고 죄송하다고 문자가 왔다. 죄송하다고 하는데, 뭐가 죄송하냐고 묻긴 그렇고, 통화기록만 확인하면 됐을 텐데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고도예 yea@donga.com·황성호·정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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