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층 재건축 허용, 공급까진 먼 길

이새샘 기자 , 이지훈 기자 , 최혜령 기자 입력 2020-08-05 03:00수정 2020-08-0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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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3만2000채 공급계획 발표
공공 참여 조건으로 용적률 500%… 개발 이익 환수해 민간 호응 불투명
서울시, 공공 재건축에 부정적 입장… 새 택지 개발엔 지역구 의원들 반발
정부가 도심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과 층수 제한을 풀고 신규 택지를 발굴해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신규 주택 13만2000채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통령의 공급 확대 지시 이후 33일 만에 내놓은 대책인데, 발표 당일부터 지방자치단체와 여권 의원들의 반발이 잇따라 나오며 삐걱거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 재건축에 한해 용적률 500%, 층수 50층 허용을 핵심으로 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8·4공급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공공 참여형 고밀 재건축 방식을 도입해 5만 채를 공급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참여하는 조건으로 현재 250% 수준인 주거지역 용적률을 최고 500%까지로 높여주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 이상을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기부 채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기존 35층이던 주거지역 층수 제한을 50층으로 높인다. 공공 재개발도 활성화한다. 뉴타운 등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었다가 해제된 정비구역도 다시 살려 재개발을 추진한다.

8·4공급대책에는 공급 확대 없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그동안 금기시됐던 재건축 규제 완화 카드까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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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용적률 상향을 통한 이익은 90% 이상 환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공공성을 강조해 민간의 재건축 조합이 얼마나 호응할지 불투명하다. 당장 정책 주체 중 하나인 서울시부터 이날 관계부처 합동브리핑 직후 “민간이 참여하겠느냐는 의문이 있다”며 공공 재건축으로 원활한 공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서울 강남권과 용산, 경기 과천 등지에서 신규 택지도 발굴해 총 3만3000채를 공급한다. 예고됐던 태릉골프장(1만 채)을 비롯해 정부과천청사 일대(4000채),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미매각 부지(2000채), 서울지방조달청 부지(1000채) 등이 포함됐다.

해당 지자체와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대거 반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종천 과천시장은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최악의 청사 개발 방안”이라는 성명서를 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오승록 노원구청장도 “주차난, 교통체증 문제가 심각한데 (태릉에) 아파트 1만 채를 또 건설하는 것은 노원구민들에게 청천벽력과도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은 “단 한마디 사전 협의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결국 공급 확대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민간이 이익을 거두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민간의 이익을 어느 정도는 보장해야 공급을 원활히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이지훈·최혜령 기자


#재건축#수도권#공공재건축#택지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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