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반도 정세 관망세 유지…경제난·민심 이반 해결 고삐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3일 12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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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어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주재
코로나19 방역사업·평양종합병원 건설 논의
대남 메시지 전혀 언급 없고 내치 방점 찍어
민생 문제 집중 모습 보이며 내부 결집 강화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보류 결정 이후 남북관계에 대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분간 북한은 경제난과 민생 문제 해결에 주력하며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3일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고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박차를 가하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총참모부의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키로 결정한 뒤 이날 회의 주재를 통해 9일 만에 공식 행보에 나섰지만 대남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북한 매체는 “당 대외사업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들과 기타 사항들에 대한 연구도 진행됐다”고만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대남·대외 사안보다는 대내 문제에 집중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달 4일부터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격하게 반발하며 대남 초강경 행보에 나서다 김 위원장의 중앙군사위 결정 이후 이를 멈추고 남북관계를 관망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회의를 통해 최근 ‘숨 고르기’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번 당 정치국 회의 주제에 비춰보면 북한은 코로나19와 대북제재가 겹치면서 악화된 경제 상황을 해결하고 민심을 다독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불과 1달 전인 지난달 7일에도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화학공업 발전 관련 과업을 제시하고 평양시민 생활 문제 대책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이 주문한 화학공업 발전은 농업생산성 증대와 직결된 비료 기술력 향상과 석탄을 활용한 석유 대체 에너지 생산을 의미했다.

이는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하면서 외부로부터 수입하기 어려워진 주요 자원을 자력으로 개발, 생산해 경제난을 타개해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은 이번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도 내치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비상방역사업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북한의 보건시스템이 취약한 상황에서 방역 긴장감 이완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이미 경제난으로 악화된 민심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평양 시민의 생활 문제도 지속적으로 언급해 주목된다. 최근 북한의 주요 회의에서는 평양 살림집 건설(6월7일 정치국 회의), 상수관 교체 및 양수장 개설(6월27일 내각 전원회의) 등이 다뤄졌다.

경제난에 따른 민심 이반, 체제 결속 약화를 막기 위해 수도 평양을 중심으로 내부 결집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평양종합병원을 언급한 것도 그 연장선으로 보인다. 대북 제재로 건설 자재나 내부 설비 확보가 쉽지 않지만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까지 무조건 완공해야 한다고 재차 사인을 보낸 것이다.

당면한 내치 과제가 급하지만 북한의 대남 추가 행동이 완전히 철회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김 위원장은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를 열어 군사행동을 보류했다. 향후 ‘본회의’를 열어 대남 행보를 재개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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