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신임받던 주영훈 경호처장, 돌연 사의 표명 배경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4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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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최근접 경호는 물론 김정숙 여사 등 가족 경호를 총괄해 온 주영훈(64) 대통령경호처장이 14일 전격 교체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을 잇따라 경호해온 주 처장은 3년여 만에 물러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임 경호처장에 유연상(54) 대통령경호처 차장을 임명했다. 1984년 경호처에 들어온 주 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경호실 가족부장으로 노 전 대통령은 물론 권양숙 여사 등 가족들의 경호를 맡았다. 노 전 대통령 퇴임 뒤에는 함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경호를 맡았고,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도 경호팀장으로 일했다.

이후 권 여사 비서실장 등을 거친 주 처장은 문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하면서 경호와 수행을 맡았다. 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는 “대선 전부터 청와대에 입성하면 경호는 주 처장이, 1호차 운전은 최성준 씨(현 경호처 행정관)가 맡는 걸로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최 행정관 역시 권 여사와 문 대통령을 각각 수행한 경험이 있다. 문 대통령은 당선 다음날인 2017년 5월 10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함께 주 처장의 인선을 직접 발표했다. 주 처장은 2018년 9월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당시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란히 탄 차량의 선탑을 맡을 정도로 문 대통령의 신뢰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주영훈 경호처장.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2019.11.26/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주영훈 경호처장.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2019.11.26/뉴스1
주 처장은 4·15 총선 전부터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서도 통상 대통령 임기 중반 경호처장 인사가 있어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일각에선 주 처장이 이른바 ‘경호처의 적폐청산’을 이끌면서 경호처 내부에서 적잖은 잡음을 낸 게 교체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호처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리하게 휴대전화 감찰 등을 하면서 내부 불만이 적지않았다”고 말했다.

후임 처장으로 내정된 유 차장은 전북 고창고,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경호처 공채 3기로 입문했다. 이후 경호본부 경호부장, 경비안전본부장 등을 맡았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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