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안철수… 야권 연대론 다시 솔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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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일각 “한국당과 교섭단체”
통합당과 정책연대 가능성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미래통합당을 향해 “야권 합동 총선 평가회를 열자” “어떤 당과도 손잡을 수 있다” 등의 메시지를 잇달아 내자 한동안 잠잠했던 야권 연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총선 참패로 인해 차기 대권주자 인물난을 겪고 있는 통합당과 3석 ‘미니 정당’으로 존재감 확보가 시급한 국민의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선 기간 마라톤 국토종주 이후 휴식기를 가졌던 안 대표는 최근 정치 활동을 재개하며 잇달아 야권 연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안 대표는 6일 라디오에서 “국회에서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이에 동의하는 어떤 당과도 손을 잡는 게 국회의 작동 원리”라고 말했다. 총선 전에는 중도·보수 통합에 선을 그으며 통합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암시하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해 왔던 것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4일 총선 후 처음 주재한 당 회의에서 야권의 합동 총선 평가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총선 패인 분석을 공동으로 실시하고 야권의 살길을 함께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국민의당의 태도 변화에 일각에서는 19석인 미래한국당과 국민의당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 주장까지 나왔다.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국회부의장, 국회 상임위원장까지도 배정될 수 있다”며 “안 대표도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이 있기에 교섭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일각에서도 한국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에 대해 긍정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이 결과적으로 실패한 사례 등을 들어 양당에서는 회의적 반응이 더 많다. 지향점이 다른 두 당이 의석수 때문에 합치는 게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통합당 지도부 공백이 해소되면 통합당과 빠르게 합당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좀 더 현실성 있는 방식은 통합당과 국민의당의 정책 연대다. 안 대표는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개정을 위해 통합당과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대표 측 김도식 비서실장은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 직전 ‘묻지 마’ 보수 통합은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다”며 “지향점이 같아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총선 평가를 함께 해보자고 한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통합당은 유력 대권주자가 없는 무주공산인 데다 ‘영남당’ 이미지를 벗으려면 외연 확장이 필수”라며 “안 대표도 차기 대권을 노리려면 결국 야권 인물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국민의당#안철수#야권 연대론#미래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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