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文 대통령 주변 간신 많아…정권 성공하려면 잘 구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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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27일 2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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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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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27일 “대통령은 주변 사람들 중에서 누가 충신이고 누가 간신인지 잘 구별해야 한다. 거기에 정권의 성패가 달려 있다. 내가 보기에 주변에 간신들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한다. 물론 많이 실망했지만 반대편에 있는 자유한국당을 보면 그것밖에 대안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이 성공하기를 절실히 기원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문 정권이 성공하려면 권력 주변이 깨끗해야 한다”며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대는 것을 정권에 흠집을 내는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주변을 감시하는 것은 원래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업무인데 유감스럽게도 그 눈의 역할을 해야 할 민정수석실의 기능은 마비됐다”며 “친문 측근들이 청와대 안의 공적 감시기능을 망가뜨렸고, 물 만난 고기처럼 해 드셨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공적으로 행사하라고 준 권력을 도용해 사익을 채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부 부패한 측근들은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프레임을 짠다. 자기들 해 드시는 데에 거추장스러운 감시의 눈을 마비시키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그 눈의 역할을 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검찰이고, 다른 하나는 언론”이라고 진단했다.

또 “일부 어용 언론인, 일부 어용지식인들이 나서서 바람을 잡는다. 대중은 수조 속에서 누워 뇌로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뉴스공장’이나 ‘알릴레오’ 같은 양분을 섭취 당하며 잠자는 신세가 된다”며 “이 프로그램이 참 희한한 게, 그렇게 정신 줄 놓고 곯아떨어진 사람들이 자면서도 ‘나는 깨어 있다’, ‘깨어 행동한다’고 잠꼬대를 하게 만든다는 거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지지자들은 실제로는 특권층의 사익을 옹호하며 자기들이 공익을 수호한다는 해괴한 망상에 빠지게 된 거다”라며 “이 매트릭스 안에서 표창장을 위조한 이는 검찰과 언론의 무구한 희생양이 되고, 피해를 입은 학교, 그것을 적발한 검찰, 사실을 알린 언론은 졸지에 간악한 가해자로 둔갑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태가 완전히 물구나무 서 버린 것”이라며 “정(경심) 교수는 아무 잘못도 없고, 위조 당한 동양대가 죄송하고, 적발한 검찰이 송구하고, 보도한 언론이 죽을죄를 졌다”고 비꼬았다.

이와 함께 “검찰과 언론을 공격함으로써 그들이 뭘 얻을지는 뻔하다. 무슨 비리를 저질러도 그것은 개혁에 대한 검찰 권력의 음해가 된다. 그 비리가 보도되면 검찰과의 야합이 된다. 그 결과 그들은 죄를 짓고도 아무 죄도 없는 상태가 된다”며 “정치적 선동으로 대중의 위세를 동원해 감시하는 눈들을 모두 가려버리면, 이제 그들은 살판이 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시민들도 자기들이 진정으로 개혁을 원한다면, 자기들이 열심히 옹호하는 그것이 과연 나라와 대통령을 위한 공익인지, 아니면 대통령 권력에 기생하는 일부 친문 측근의 사익인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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