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일본 민간 방북단 평양행…‘北日 접촉’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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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5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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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가네마루 신고씨를 대표로 하는 일본 야나마시현 대표단이 1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노동신문). 2019.09.15. © 뉴스1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가네마루 신고씨를 대표로 하는 일본 야나마시현 대표단이 1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노동신문). 2019.09.15. © 뉴스1
북일 관계가 장기 냉각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대규모 민간 방북단이 평양을 찾았다. 일각에서는 북일 간 정치적 접촉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가네마루 신고를 대표로 하는 일본 야마나시현의 민간 방북단이 전날(1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가네마루 신고는 북일 관계 개선에 기여했던 고(故) 가네마루 신 전 자민당 부총재의 차남이다. 교도통신은 이번 방북단 규모가 60여 명이며 이들이 19일까지 북한에 체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오는 17일 가네마루 신 전 부총재의 탄생 105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방북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일본 매체들은 이번 방북을 계기로 신고씨가 북한 외무성의 당국자와 면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신고씨 역시 방북을 위해 베이징 국제공항을 경유하며 기자들과 만나 ‘전제 조건 없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라고 밝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입장에 대한 북한 측의 평가를 듣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2006년 북한이 첫 핵실험을 단행한 이후 경색된 관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대북 독자 제재와 일본 내 재일 조선인들에 대한 일본 당국의 제재가 이어지면서다.

다만 양 측 모두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비핵화 협상 전개에 따른 대북 제재 완화 문제 등 정치적 사안에 대한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는 특히 지난 5월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대화에 나름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6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일본은 우리 국가에 대해 천하의 못된 짓은 다 하고 있다”라며 “‘전제 조건 없는 수뇌회담 개최’ 운운하는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라고 비난했다.

이후 북한은 일본의 대한국 수출 제재 조치 등 한일 경제 갈등 국면에서도 일본을 겨냥해 비난전을 전개해 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신고씨의 방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신고씨는 지난해 10월에도 방북해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 대사를 맡고 있는 송일호를 만난 바 있다. 이번 방북에서도 일본 측의 1.5 트랙(관+민) 성격의 채널을 신고씨가 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고씨의 아버지인 가네마루 신 전 부총재는 생전에 중의원 12선을 역임하는 등 일본 정계의 원로 대우를 받았다. 그는 지난 1990년 초당파 의원 자격으로 방북해 김일성 주석과 만난 뒤 ‘북일 수교 3당 공동선언’을 이끌어 내기도 하는 등 북일 관계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북일 양측으로부터 모두 인정받고 있다.

당장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일 관계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다만 북한이 신고씨 일행의 방북을 허용한 것은 일본과의 ‘채널’을 유지하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집권 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후 첫 방북을 이끌어 내는 등 다각적인 외교 행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북일관계 개선에 대한 조심스러운 전망도 이 같은 북한의 다각적 외교 행보에 기반을 둔 해석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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