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文정부가 보낸 귤 200t을 ‘괴뢰가 보내온 전리품’ 표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8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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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신문, 北 내부문서 보도

북한이 지난해 11월 말 인민보안성 등 치안(治安) 담당 기관에 “미국 제국주의가 존재하는 한 우리나라(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는 내부 문서를 보냈다고 일본 도쿄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강연 및 정치사업자료 - 적의 제재 해제에 대해 조금의 기대도 품지 마라’는 제목을 단 12페이지 분량의 해당 문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와 북한 노동당의 지침을 담았다. 인민보안성, 조선인민군 등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문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트럼프 놈’이라고 표현하며 “미국의 거물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가 핵만 포기하면 성취할 수 있는 것에 제한이 없다고 지껄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를 완전히 말살하려는 적의 본심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며 “적과 대화하든 교류하든 그것에 구애되지 않고 적과의 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날카롭게 관찰해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문서는 또 북측의 송이버섯 선물에 대한 감사 표시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귤 200t을 북한에 선물로 보낸 것과 관련해 “괴뢰가 보내온 귤은 전리품”이라고 표현했다.

문서가 작성된 시점은 그 해 6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9월 3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이후로 한반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던 시기였다. 도쿄신문은 “첫 북-미 정상회담 후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화해 무드를 연출하면서, 국내에서는 제재 해제에 대한 높아지는 기대를 억제하고 단속에 힘쓰고 있었다”고 해석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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