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文대통령에 “최신무기 반입, 자멸행위…평양발 경고 무시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6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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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둔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도하며 “남조선 당국자가 사태발전 전망의 위험성을 제때에 깨닫고 최신무기반입이나 (한미)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아무리 비위가 거슬려도 남조선 당국자는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비핵화 대화가 시작된 후 김 위원장이 각종 미사일 도발 후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압박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이번 탄도미사일 도발을 “남조선군부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라고 규정하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5월 미사일 도발 때는 ‘무력 시위’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자들이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판문점 남북미 회동 등)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공격형 무기반입과 합동군사연습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자가) 하루 빨리 지난해 4월과 9월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바른 자세를 되찾기 바란다”고 했다. 탄도 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발사 행위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1874호)를 위반했음에도 한미 ‘19-2 동맹 연습’ 등 군사훈련을 트집잡고 남북 경협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별 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문 대통령을 비난한 데 대해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것으로 담화문이 아니다. 공식 입장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그저 작은 것들(smaller ones)을 시험한 것뿐”이라고 했다. 미 본토나 괌을 타격할 수 없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은 묵과할 수 있다는 것으로, 북미 비핵화 실무회담 개최를 위한 노력은 계속 이어가자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소개된 김 위원장의 발언에도 대미 메시지는 빠져 있었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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