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美 쏙 빼고 文대통령 겨냥해 “바른자세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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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26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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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AP 뉴시스)
북한이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한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미국은 쏙 뺀 채 한국을 향한 무력시위란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께서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지역에 첨단 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군사연습을 강행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남조선 군부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을 조직하시고 직접 지도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대미 압박 차원에서 감행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미국에 대한 불만은 일절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미국이 아닌 남한에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

통신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듯 ‘남조선 당국자’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쓰며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 공격형 무기반입과 합동 군사연습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자가 사태발전 전망의 위험성을 제때에 깨닫고 하루빨리 지난해 4월·9월과 같은 바른자세를 되찾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말미에는 이 입장문에 기분이 상하더라도 반발하지 말라고 위협하는 듯 “아무리 비위가 거슬려도 남조선 당국자는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특히 통신은 마치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직접 말을 전하는 듯이 모든 문장을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께서…말씀하시었다”라는 식의 인용문 형태로 보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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