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골든타임 기껏해야 3분” 글 안 지우는 이유…‘큰 그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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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3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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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골든타임 기껏해야 3분” 글 안 지우는 이유…‘큰 그림’ 때문? / 민경욱 의원 페이스북 캡처.
민경욱 “골든타임 기껏해야 3분” 글 안 지우는 이유…‘큰 그림’ 때문? / 민경욱 의원 페이스북 캡처.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와 관련, “골든타임 기껏해야 3분”이라는 글을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논란에도 불구,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아직 페이스북 글을 내리지 않은 걸 보면 ‘이게 왜 문제야?’ 하는 반발감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총선까지 뭔가 작은 것이라도 나오면 문재인 대통령을 집중 공격하자는 당 내 정책적 합의가 있었던 같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얼른 사과하고 글을 내린다”며 “(민경욱 대변인이) 기자까지 하신 분인데 지금 뭐냐 하면 ‘내가 틀린 말 했냐?’(라는 생각에 글을 그대로 두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떤 희생자나 아픔이 있는 분들 관련된 일들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우리가 정치적인 소재로 안 쓰는 이유가 상처를 주기에 조심해야 한다”며 “어쨌든 제가 볼 때는 잘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슨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주요 직책 맡은 분들이 앞장서서 이러는 것을 보면 그 안에서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 관련해서는 내년 총선까지 집중적으로 뭐 하나 작은 것만 나와도 계속 공격해서 일부가 반응하는 것만 보더라도 계속 누적시키자, 이런 협의를 한 것 같다”며 “이런 계획을 짜지 않고서는 이런 발언들이 안 나오고 또 이런 발언들이 나왔으면 실수라고 생각하면 얼른 수정하는데 수정 안 하는 걸 보면 이건, 본인들의 진심이거나 정책 의도가 있어서 수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경욱 대변인은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안타깝다.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다”라고 썼다. 논란이 일자 그는 같은 날 “안타깝다”는 말을 지우고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했다”는 문장을 덧붙였다. 그는 논란에 대해 “이미 사고 이후 상당 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구조대를 보내면서 대통령이 속도전을 강조한 것이 맞지 않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그럼 아무것도 하지 말란 소리냐”며 비판이 이어졌다.

한국당을 뺀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2일 일제히 민 대변인을 향해 “부끄러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 “막말로 막말을 덮는 진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금수보다 못한 인간” “제발 입 닫고 가만히 있으라”는 등의 격한 반응을 내보였다.

민경욱 대변인의 발언과 태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4월 페이스북에 “오늘만 인제, 포항, 아산, 파주, 네 곳에서 산불. 이틀 전에는 해운대에 큰 산불. 왜 이리 불이 많이 나나?”라는 글을 올렸다가 재난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항의가 이어지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박근혜정부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그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 긴급 브리핑을 준비하면서 “난리 났다”며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세간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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